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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먼저 해야 하나요?

이런 질문은 3가지 이유에서 좋은 질문이 아니다.

by Peter Shin



스타트업 대표님을 만날 때, ‘뭘 먼저 하는게 맞나요?’ 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 A, B 각각 고객사의 수요가 있는데, 어떤 기능을 먼저 할지

- 유료화 인지, 추가 인터뷰인지

- 신기능을 개발할지, 기존의 버그를 먼저 수정할지


이런 질문은 3가지 이유에서 좋은 질문이 아니다.


1️⃣ 실행보다는 기획을 강조하는 문화라는 뜻이다.

나는 기획을 강조하는 문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Fast-Track의 커리큘럼을 나는 먼저 기획해놓지 않았다.

다음주에 진행되는 인터뷰를 통해 만날 기업들을 보며, 그들에게 맞는 강의들을 제공할 예정이다. 과한 기획은 실행하며 현장에서 부딫히는 과정에서 내 눈과 귀를 닫아버린다. 내가 짜놓은 기획의 틀에 맞춰야 하니까, 애초에 내가 원하는 답만 들린다. 이러면 실행할 이유가 없어진다. 신규 런칭하는 스타트업의 서비스 90%가 이런식이다.

반면, 실행을 강조하는 문화는 애초에 뭘 먼저해야 하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렇게 궁금하면, 당장 실행해보면 알수 있을 대답을 질문하는데에 시간을 쏟지 않는것이다.


2️⃣ 깊이 들어가면 왜 스타트업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뜻이다.

“결제를 할수 있게 결제 API를 먼저 붙이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인터뷰에서 나온 기능 요청을 먼저 프리토타이핑 할까요?”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류 중에 하나인데,

정말 어려운 질문 같이 보인다. 돈을 먼저 받을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을 붙이는 것, 매우 중요하다고 보인다. 동시에, 그렇게 스타트업에서 강조하는 유저의 피드백을 반영한 기능을 개발하는 것, 역시 너무 중요하다고 보인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류의 질문을 잘 살펴보면 방향성, 즉 이 실행을 통해 빠르게 얻고 싶은 결과물이 무엇인가가 없다.


지금 결제 시스템을 붙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실제로 결제할 유저가 있는가? 그 유저가 계약금, 서비스 사용료를 대표에게 직접 계좌이체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기능을 개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저 요청이 반복적으로 많은 기능이라서? 개발된 기능으로 우리는 팀의 노동력을 당장 상쇄할 만큼의 매출을 발생시킬수 있는가? 해당 기능을 우리 팀원들이 직접 deliver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자신의 문제를 풀어주겠다는 기능 VS 사람, 고객은 사람을 더 좋아한다)


왜 이런 질문들을 먼저하지 않는지는, 결국 왜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그저 스타트업이라는게 있으니 남들 하는데로 하는 경우에 속한다.


3️⃣ 단기적인 사업 목표가 없다는 뜻이다.

3번에서 나는 ‘단기적인’에 강조를 넣고 싶다. 연 매출 약 7조를 하는 카카오의 90여개의 BM(사업계열)들은 3900여명의 IVY, SKY, 대기업 출신인 우리나라 최고의 IT인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 개의 BM당 약 45명이, 평균 매출 771억을 만든다. 스타트업이 하나의 BM(사업)을 한다면, 우리 서비스는 런칭하기도 전에 매출 770억원을 올리는 탑급인재 45명이 뭉친 팀과 경쟁하는 샘이다. 스타트업이 이런 괴물 대기업들 팀과 싸워서 이기는 방법은 단기적인 성과, 즉 모든 실행과 전략이 대기업 대비 1/n의 시간으로 쪼개져 급진적으로 검증되는 가설들에 달린것이다.


초기 스타트업인 우리 사업의 목표가 일주일을 넘긴다는 것은 Red flag이다. 우리는 카카오의 3개월분의 iteration을 일주일, 아니 하루에 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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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The Royale Mile, Edinbur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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