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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카레에 대한 고찰.

99%까지 왔는데, 1% 때문에 실패하는 스타트업들

by Peter Shin



· UX 와 시스템의 이야기


1️⃣ 한국카레와 일본 카레의 차이는?

제일 먼저 가격이 있다.

한국 카레 - 7천원이면 무한리필집에서 무한으로 먹을수 있다. 그래도 자주 먹지 않는다.

일본 카레 - 1.5만원에 간혹 운 좋으면 한번 리필 받을 수 있다.


이 단순한 가격 차이 속에, 전혀 다른 UX와 시스템이 숨어 있다.


2️⃣ UX의 중요성

똑같은 재료들을 공수해서 만드는 카레인데,

한국 카레는 반의 반 가격에도 잘 팔리지 않고,

일본 카레는 두세 배 가격에도 줄을 서서 기다린다.


문제는 ‘재료’가 아니다. 어떻게 다루느냐다.

같은 재료지만 어떻게 뿌리는가가 중요하다.

재료를 엄선하고 구매하고 냉장보관하는, 가장 힘든 과정은 똑같이 겪지만, 끝에 가서 조급한 마음은 탄로난다. 부엌에서 음식을 제대로 천천히 관찰하며 섬세하게 곱게 고아 만들기만 하면 되는데, 조급한 결정들은 일전의 모든 노력을 수포로 돌린다. 99%를 완성해놓고, 단 1% 때문에 패배한다.


"곱게 갈아서 언제 100-1000그릇 팔겠냐"고 묻는다면,

"곱게 간 카레를 위한 세세한 시스템을 만들면 된다"고 대답하면 된다.


하나의 디쉬라는 단위로 보면 일본식 카레는 절대 scalable하지 않다.

언제 양파를 카라멜라이징 할것이며,

언제 감자와 당근을 곱게 갈것이며,

언제 소고기를 푸욱 익혀 부드럽게 할 것인가.


"단 하나의 디쉬를 위해 이 모든 수고를?" 조급함은 이렇게 내게 되묻는다.


그런데 조급해하지 않으면, 한발짝 뒤로 물러나면, 다르게 보인다. 시스템이라는 단위로 보면 자재공수, 보관, 부엌 운영, 위생, 전달 등으로 이뤄진 모든 프로세스에 일본식 카레가 요구하는 섬세함을, 집어넣으면 된다. 감자 당근 등 모든 재료들을 한번에 깍뚝썰기 하여 2-3일에 한번 냉장고에 넣어두지 말고,

- 지난주 팔린 디쉬갯수를 역산해 매일 아침 정해진 양의 재료들만 작업하면 되고,

- 매일 신선한 재료만 매쉬하면 되며,

- 소고기를 벌크로 사고 그저 팬에 볶아 듬뿍듬뿍 나가지 말고, 같은 소고기를 슬로우쿠커에 5-6시간 익혀 소량만 나가면 된다.


결국, 시스템이란 단위에서도 99% 다 온건데 1%에서 진거다.


3️⃣ 조급함에 대해 무조건 대가를 치루게 되어있다.

지금 내가 부리는 조급함 그리고 그것을 통해 누리는 1%의 편의는, 덜 섬세함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루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 대가는 한번 치르면 되돌리기 쉽지 않다.


한국 카레의 운명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


결론.

처음부터 완벽한 프로덕트를 런칭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꾸준히 세워올려가는 섬세함은 너무나 판이한 결과를 가져온다.

압도적인 차이를 만든다.


속도보다 중요한 건,

끝까지 품질을 관통시키는 섬세함과 꾸준한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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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ter's Note]

99%를 만들어놓고 1%에서 무너지는 스타트업을 정말 많이 봅니다.

프로덕트도, 세일즈도, 팀 빌딩도, 결국 마지막 1%에서 섬세함이 갈립니다.

완벽한 제품을 한 번에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조급함 없이' 작은 섬세함을 쌓아올리는 스타트업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지금 내가 준비하고 있는 Accelerating Program에서도 똑같은 철학을 담았다.

‘빨리 성장하자’보다, ‘천천히, 제대로’ 를 통해 정말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키우는 것.


이번 5월, 소수 정예로 선발하는 프로그램에서 함께 하고 싶다면, waitlist를 등록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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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인생 탑 3 카레맛집, Soup Curry Garaku, Sappo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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