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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힘찬 Jul 05. 2017

함께 걷는 시간

감성작가 이힘찬

남자 둘이서 돌아다닐 생각이었다.
절물 휴양림부터 시작해서,
그저 숲 속을 좀 걸을까 싶었다.

아침 7시에 사진 찍으러 나갈건데,
함께 하실 분 있나요? 라는 메시지에
먼저 세 사람이 그 길에 합류했다.

그리고 처음 도착한 장소에서,
마주친 또 다른 한 명까지.
그렇게 여섯이서 함께 숲을 걸었다.

의 소리와 우리의 목소리.
의 날갯짓과 우리의 발걸음.
혼자가 아닌 함께 걷는 그 시간이
내게는 매우 낯설면서도,
매우 특별했다.

다른 이의 걸음을 보는 시간,
다른 이의 시선을 보는 시간.

다른 이의 음성을 듣는 시간,
다른 이의 생각을 듣는 시간.

다른 이와 기억을 쌓는 시간,
다른 이와 감정을 쌓는 시간.

그 시간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법이다.

-

그렇게 하루가 흘러가고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왠지 걸음걸음이 아쉬웠다.

하루의 만남도 이렇게 깊은데,
늘 마주하게 될 당신과 나의 만남은

또 얼마나 깊을까, 그 감정이.
또 얼마나 짧을까, 그 하루가.

2016. 06. 28 - 에세이 작가 이힘찬

#제주체류 2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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