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작가 이힘찬
아, 다른 건 아니구요.
그냥... 명절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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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쯤이면 그렇게
어색한 인사들이 다녀간다.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그렇게 누군가 먼저 인사를 전하면
약속이라도 한 듯 정해진 답변이 돌아간다.
그 인사들은 대부분
비슷한 내용으로 시작해서
비슷한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정신없이 사느라고...
별일은 없죠...
곧 한 번 봐요...
그럼, 또 연락할게요...
그래요, 명절 잘 보내요...
그 어색한 인사는 그렇게 끝이 나고,
빠르면 연말 아니면 연초에,
혹시 또 '정신없이' 살다 보면
내년 이맘때쯤에 다시
정해진 그 인사와 마주한다.
예전에는, 그게 참 싫었다.
복사해서 붙여 넣은 듯한,
그런 인사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랬던 나도 이번에는,
떠오르는 사람들에게
그림으로 인사를 전했다.
긴 말은 전하지 못했지만, 하루 종일
정성 들여 그린 그림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에게
연락을 받은 탓이었다.
누군가 연락은 하겠지,
그런 생각은 했지만,
그 어떤 후보에도 없던 사람.
그런 사람의 밝은 목소리가 담긴 인사가
내 많은 생각들을 뒤집어놨다.
그런 당연한 인사,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한 마디,
그 한마디 안에도 사실
많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내 머릿속에는 여전히,
당신의 이름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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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도 축하 메시지가
오지 않는, 생일.
누구에게도 안부 전화가
오지 않는, 연말.
혹시 그런 하루를 겪어 봤다면,
이 당연한 인사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당연한 인사들은,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지금 내가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소중하고, 따뜻한,
삶의 소리다.
감성에세이&사진에세이
오늘 하루, 낯설게
by 감성작가 이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