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람 냄새

감성작가 이힘찬

by 이힘찬

겨울바람에는 독특한 냄새가 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특유의 향.

아, 벌써 겨울바람 냄새가 나네.
- 어? 맞아요! 저도 느꼈어요.

나만 아는 향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녀도, 같은 향을 느끼고 있었다.
아마도 모두가 각자만의 느낌으로
겨울바람의 냄새를 기억하고 있나 보다.

가을이 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겨울바람이라니,
조금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내게도 나만의 겨울바람 냄새가 있어
출근길의 날카로운 칼바람조차 반가웠다.

차갑게 볼을 스치는 이 바람에는,
항상 약속 시간보다 일찍 나가서
당신을 기다리던 시간들.

당신이 오면 무슨 말부터 할까.
당신과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아니, 일단 오자마자 당신을
꽉 안아줘야겠다고.

그런 생각들로 바람이 서늘한지도
전혀 느끼지 못 했던, 그리고는
그날 밤에는 카페 창가에 앉아 함께
첫눈을 기대하던 그 날의 그 시간들.

그저 따뜻하기만 했던
당신과의 애틋한 추억들이
이 겨울 바람 속에 있다.

겨울바람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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