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작가 이힘찬
추억이 많은 곳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마주한, 짧지만 강한 질문.
다른 사람이 내게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괜찮다고,
이제 아무렇지 않다고.
아프지 않다며 웃겠지요.
그런데 같은 질문으로
당신이 내게 묻는다면
나는 아무리 괜찮아도,
아프다고 말하며 울겠어요.
사랑이라는 감정에 심술이 나면
누구나 그렇게 되더라고요.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어차피 잊어버릴 거면서도.
괜찮아져도, 행복해져도, 그래도.
당신의 질문 앞에서는
언제까지라도 나는 여전히
아프다고 말하며 울겠지요.
미안해요, 이렇게 속이 좁은 나라서.
아니, 쉽게 잊지 못하는 나라서.
당신 때문에 받은 상처들을
잊지 못 해서-가 아니라
당신 덕분에 누린 그 시간들을
잊지 못 해서-라는 것은
말해주고 싶지 않아요.
사실 나는 괜찮아요.
그런데 당신이 내게 묻는다면,
그래도 나는 여전히 아프다고,
말하며 울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