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에게 주는 육아 점수
지금 분명 육아를 하고 있지만,
저는 30점짜리 아빠예요.
- 왜 하필 30점이에요?
그래서 왜 30점인지 써보았다.
정도로 하기에는 내가 딱히 하는 게 없다. 아내가 당장 할 수 없는 것들을 땜빵하고 있는 정도..? 무엇보다, 아이의 엄마만큼 아이를 사랑하지 못하는 부분이 크다. 아마도 내 뱃속에서 키워서 내놓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직 아이와의 연결고리가 부족한 탓도 있을 것이다. 그 부분은 시간이 좀 더 쌓이면서, 아이와의 소통이 쌓여가면서 분명 변할 것이다.
덧 1 :
내가 나한테 점수를 너무 후하게 줘버리면,
진짜 육아를 외면하는 아빠들이
'육아 별 것 아니네'라고 생각할까 봐.
덧 2 :
돈을 벌면서 열심히 육아하는 아빠들도 있는데,
나는 지금 돈도 못 벌고 있으니까. 그래서.
으로 하기에는 뭐랄까, 너무 희망이 없다. 나름 애를 쓰고 있는데 그 점수면 더 노력해도 소용이 없겠구나, 에잇! 하고 내려놓을지도 모르니까. 그런 가망(?) 없는 아빠가 되고 싶지는 않다. 적어도 앞으로 조금 더 지켜볼만한 정도-는 돼야 하니까. 기대와 변화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니까.
덧 1 :
적어도 노력은 하고 있으니까.
아빠답지 못한 아빠가 되지 않으려고,
부족한 나를 인정하고, 나름 애쓰고 있으니까.
정도로 줄 수도 있었겠지만, 사실 어디서든 '중간이라도' 하기란 굉장히 어려운 것. 난 중간이 되기에는 한참 멀었다. 왜냐면 지금 오늘까지도 잘할 때-보다 잘 못 할 때-가 더 많으니까. 아직도 아이 앞에서 실수를 하고, 아이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 감정까지도 영향을 받으니까.
덧 1 :
아이가 아직 많이, 많이 어리다.
그럼에도 아이 앞에서 한숨을 쉬는 걸 보면,
그만큼 나도 깎여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는 것.
으로 했다. 더밑으로 떨어지면 절대 안 되는 점수, 하지만 앞으로 더 올라갈 곳이 참 많은 점수, 딱 그 정도. 생각해보니 아직 내 감정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면서, 아이한테 '오늘 왜 그래..'라는 둥 아쉬운 소리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참 어이가 없다. 좀 더 반성하고, 좀 더 배워서, 올해는 50점까지만 올려보자. 아니 40점까지라도.
추가로, 남편으로서의 내 점수는 25점.
그것도 많이 줬다 싶지만, 그래도
가망 없는 남편은 되고 싶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