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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힘찬 Aug 17. 2021

죄송해요, 직장 생활은 처음이라..

안녕하세요. 서른다섯, 신입 햇병아리입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나는 분명 질문 꾸러기였다. 질문쟁이? 프로 질문러? 아무튼 나는 같은 팀에서 일하는 팀원분들에게 참 많은 질문을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는 게 없으니까. 근데 또 궁금한 건 너무 많으니까.


죄송해요, 제가 직장 생활은 처음이라서..;


복도 창가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이 나이 먹고 회사 생활도 제대로 할 줄 모르냐고 한 소리 들을까 봐, 처음에는 가만히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또 아무것도 모르고 두리번거리기만 하니까 너무 답답했다. 그냥 아는 척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다 진짜 큰일 날 것 같아서 모르는 것들은 당당하게 물어봤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모르는 것들이 나타났지만.


J 프로그램 써보셨어요?


예..?


이러저러한 신청은 사내 서버에 접속해서~


아아~ 예..?


딱히 하는 것이 없었던 첫날 오전에도 그렇고, 그날 오후의 OJT 때도 그렇고, 나는 마스크가 있음에 감사했다. 그게 아니면 에.. 하고 입을 벌린 채 멍 때리고 있는, 바보 같은 내 모습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였을 테니까. 아니 사실 마스크가 소용없는 순간도 있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나는 차로 오면 좀 시간이 줄어들까 싶어서 '유류비 지원 같은 건 안 해주나요?'라고 당당히 질문을 했다가 웃음거리가 될 뻔했으니까(물론 되지는 않았다).


나는 초콜릿을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아주 가끔 초콜릿이 들어간 커피를 찾는 것은 예외), 지난 한 주 동안 초콜릿을 제법 먹었다. 낯선 직장 생활환경에서 선배(?)들의 흐름을 좇으려니 머리를 굉장히 빠르게 돌려야 했다. 아, 이럴 땐 이렇게. 아하, 저럴 땐 저렇게. 그렇다면 지금 나는 이렇게! 분명 사무실 분위기는 참 조용하고 제법 평화로웠는데, 내 머릿속은 한주 내내 굉장히 분주했다. 그래서 틈틈이 부스럭거리며 초콜릿을 털어 넣어야 했다.


초콜릿 엄청 좋아하시나 봐요?


아니요.. 안 좋아합니다;;
아직은 제법 많이 어색한, 내 책상에서


나는 아마도, 앞으로 계속 초콜릿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남들보다 많이, 늦었으니까. 여러 가지 부분에서 한참 뒤처져 있을 테니까. 물론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왔고, 또 나만의 경험과 나만의 시간들로 얻은 나만의 것들 나만의 차별점도 있겠지만.. 지금의 나는 이곳에서 일하기로 했고, 이곳에서 출발하기로 했으니, 이곳에서 오랜 시간 달려온 이들이 쌓아온 것들을 조금이라도 더 배우기 위해, 나만의 것이었던 것들을 이곳에 최대한 접목시켜 시너지를 내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직장 생활은 처음이지만, 그래도

저.. 허투루 살지는 않았습니다.


열심히 해볼게요.

잘, 부탁드려요.






#직장생활 #처음 #걸음마

#신입 #햇병아리 #잘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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