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딴짓하며 쉬려다가, '글'에게 죄책감이 들었다.
요즘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아니 글을 쓰지 않았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상황상 쓰지 못한 게 맞다. 아닌가, 쓸 수 있었는데 쓰고 싶지 않아서 쓰지 않았던가. 뭐가 됐든, 요즘 나는 글과 굉장히 거리를 두고 있다. 이제 와서 갑자기, 거리두기라니.
중고등학교 때도 수업시간에 글을 썼고. 대학교 때도 돌아다니며 글을 썼고. 사회에서는 아예 글을 업으로 삼고 살았다. 그랬었다. 어느새 1년이 더 지났지만,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도 분명 한동안은 제법 열심히 글을 썼다. 놓치지 않으려고. 잊지 않으려고. 회사 이야기도 써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일상도 다뤄보고.
그런데 요즘 나는 '글'과 제법 무관한 삶을 살고 있다. 물론 회사에서도 '스토리'라는 영역을 담당하고 있지만, 내가 써오던 글과는 꽤 먼 이야기다 보니 글이라고 하기가 조금 씁쓸하다.
내가 좀 지쳤나 보다..
라고 써보지만, 이건 무조건 핑계다. 결국은, 귀찮아진 게 맞다. 단지 '글'에게 미안해서, 지친 육체의 탓을 해보는 것. 지금보다 더 정신없이 바빴던 시기에도 나는 글을 썼었다. 밤 10시쯤 일을 마치고, 밤새도록 글을 쓰고는 새벽에 싱크대에서 세수를 하고 머리도 감고, 다시 일을 시작했었으니까.
핑계 대는 걸 참 싫어해서 아무리 힘들어도 무리해서 하던 나였다. 그런데, 내가 싫어하던 환경 속에 머물며 생각보다 빠르게 물들어버렸다. 이 또한 핑계겠지. 조금이라도 좋으니, 글을 써야겠다. 이 채널을 열었을 때 다짐했듯이. 나는 원래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내 평생의 직업, 내 유일한 직업은 작가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몇 줄이라도 좋으니, 글을 써야겠다.
작심삶일 / 글 : 이작가(이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