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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힘찬 Mar 31. 2024

프레임 육아

관찰 그 이상의 행동


아이가 얼마 전부터

연습해 온 율동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인사부터 율동까지

어느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시작 전부터 열심히 촬영을 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어

핸드폰 화면이 아닌

무대 위의 아이를 보았다.


그 작고 네모난

프레임 속의 아이도

제법 귀엽고 이뻤지만


무대 위로 보이는

내 아이의 모습은

더 생기롭고 사랑스러웠다.


나는 꽤 오랬동안

진짜를 눈앞에 두고

가짜를 감상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모든 것을 기록하겠다며


그 순간에만 누릴 수 있는

그 생기, 그 감정, 그 가치를

간과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내가 놓치는 것들이

그뿐일 리 없다.


어쩔 수 없이..

그래도 이 정도면..

나중에 상황이 되면..


세상이, 아니

내가 만들어 놓은

그 프레임 속 육아는


빠르게 흐르고 변하는

아이의 삶 속에서,

그 존재를 희미하게 만든다.


모든 그럴듯한 핑계를 버리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그의 시간 속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 작고 네모난 틀을 버리고

온 몸으로 온 맘으로

아이의 삶을, 감각해야 한다.







글 : 이힘찬 / 그림 :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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