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경기에서 웃었던 부분
(사진은 배구라는 점 외에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그냥 연경 님이 예뻐서 올린 것일 뿐이어요)
요즘 참 마음에 와닿는 작품이 많다. 어제 본 드라마인 종이달도 많은 생각에 잠기게 했고 그 전날 본 스즈메의 문단속은 소문대로 눈물까지 흘리게 한 대작이었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 항상 자리 잡고 있는 건 배구다. 요즘도 유튜브에서 배구 영상을 자주 본다.
오늘도 점심을 먹으면서 이전 경기 영상을 보았는데, 우연히 지방 사람인 나는 몰랐던 부분이 나와서 글로 써본다.
배구 경기 중에 내가 응원하는 팀이 작전 타임을 써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통역사가 외국 감독의 마음에 빙의해 통역하면서 선수들에게 범실! 범실! 범실! 이렇게 외쳤다. 그리고 그 영상의 댓글과 반응을 보니 통역을 잘했다고 하면서도 웃는 사람이 많았다.
통역을 잘한 건 맞는데 왜 웃지?'라고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통역사가 작전 타임 시간이 짧고 빨리 전해야 하니 순간 사투리 억양으로 "범실!"을 외친 것이다. 화살표로 표현해 보자면 범↗실! 범↗실! 범↗실! 이렇게. 지방 사람인 나는 표준어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들렸기에 왜 웃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참고로 사투리가 나올 정도로 열정적으로 통역했던 통역사에게는 이날 통역을 잘했다는 팬들의 평가가 쏟아졌다.
조금만 부산 사투리가 어색해도 바로 잡아내는 나처럼 표준어의 억양이 조금만 달라도 바로 알아차리나 보다. 외국인이 한국인의 영어를 듣고 어색하다고 느끼는 것도 아니고 같은 한국 사람인데 억양부터가 이렇게 다르다니. 그저 놀랍다.
-프리랜서 김연경
#사투리 #부산 #표준어 #배구 #범실 #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