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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경 Nov 24. 2023

[책 리뷰]힘들 때 위로해 주는 만능 약 같은 책

순종과 해방 사이 - 이다희

순종과 해방 사이 - 이다희


왜 내 결혼만 망했을까. 나만 망했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숨겼어. 밖에서도, 집에서도. 망해서 괴롭다는 사실은 내 마음만 알고 있었지.

- 순종과 해방 사이, 이다희




힘들 때 위로해 주는 만능 약 같은 책.


1.반전이 있는 책: '착한 아이이자 모범생으로 살다가 스물넷에 교사, 스물아홉에 결혼, 서른에 출산'. 그녀의 책을 펼치면 저자 소개에 이렇게 나온다. 사실은 책을 읽기 전, 사회적인 기준을 가져다 댔을 때 많은 것을 이룬 그녀에게 '내가 과연 공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모범생이 아니었고 다른 부분도 꽤 다르니까. 하지만 이런 걱정이 무색하게, 첫 장에서 해방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책을 읽고 글을 쓰게 된 이유를 읽으며 내 얼굴에는 눈물이 뚝 흘렀다.


같은 여성이라서일까? 아니, 글쓰기 등의 공통분모가 알고 보니 많아서일까? 아니, 나도 해방을 원해서일까. 이유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수많은 고찰을 책과 연결 지어 설명한 그녀의 글은 호소력이 있었고 나에게 공감이라는 소중한 감정을 선물해 주었다.


2.각 챕터에는 저자가 인생 속에서 경험한 일, 각성하고 해방을 시도한 일, 거기서 얻은 해결 방법이나 고찰이 실려 있다. 추상적인 주제도 있어서 각 챕터의 마무리가 두루뭉술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순종과 해방 사이'는 달랐다. 


챕터를 마무리하는 문장은 내 마음에 정확하게 푹 꽂혀 나를 위로하거나, 공감을 불러일으키거나, 때로는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다짐까지 하게 만드는 만능 약을 먹은 듯한 기쁨을 주었다.


3.처음과 끝도 엄청나다: 이렇듯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이유는 '진솔함'에 있는 듯하다. 각 챕터의 제목부터 내용까지 겉치레 없이 저자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고, 이러한 진솔함은 독자인 나에게까지 울림을 주었다.


또한 책의 처음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쓰게 된 이유, 마지막에는 어머니의 편지가 있는데 이 부분이 적잖이 감동적이어서 처음과 마지막에 적절하게 글이 배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마지막 부분을 혼자 카페에서 읽었는데 감동적이어서 디저트인 바닐라 크림빵을 먹으며 울 뻔했다...


나의 추측이지만 저자의 에세이는 책 제목에 있는 '해방'처럼 책을 읽는 나에게도 해방감을 선사하였고, 진솔한 자신을 드러낸 저자에게도 큰 해방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책 발췌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행위 자체의 의미 찾기. 글 쓰는 게 힘들어질 때면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린다. "실패만 아니면 돼." 글쓰기의 유일한 실패는 글쓰기 자체를 그만두는 일이다.


▶돈을 번다는 것은 자유를 버는 것. 나다운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한정된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어. 그걸 자각하고 나니 돈을 번다는 것은 자유를 번다는 것과 같다는 생각에 이르렀어. 내 모습대로 살아갈 수 있는 자유 말이야.


책을 진작에 다 읽었지만 후기가 좀 늦었다. 이렇게 기록을 남겨야 책을 다 읽은 기분이 든다. 히히.

순종과 해방 사이 - 이다희
순종과 해방 사이 - 이다희
순종과 해방 사이 - 이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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