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굉장히 흥미롭다!
'요즘 빨리 감기하는 사람이 많네...' 정도로만 생각하고 지나갈법한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요즘 사람들'의 트렌드까지 날카롭게 파헤친 저자가 존경스럽다.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본다니 대체 어찌 된 일일까?: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영상을 빨리 감기로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예전 강의 영상을 빨리 감기로 본 적은 있지만 영화나 드라마는 모든 장면을 원래 속도로 본다(오프닝, 엔딩 음악이 마음에 들면 그것까지 보는 사람). 하지만 요즘 OTT 서비스가 많아지면서 영화를 빨리 감기하거나, 10초씩 건너뛰거나, 심지어 한 편을 통으로 넘겨버리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유튜브에는 '영화/드라마 20분 요약'과 같은 영상이 넘쳐난다. 당신은 이러한 추세를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저자는 빨리 감기로는 느낄 수 없는 '대사 없이 흘러간 약 10초간의 장면이 주는 감동'이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빨리 감기하는 사람을 나무라지는 않는다. 사회가 그들을 그렇게 만든 거니까.
*가성비가 최고: 영화를 '감상'하는 게 아닌 '소비'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오늘도 수많은 작품이 세상에 나오고 sns에는 추천하는 글이 넘친다. 정보 과다 상태에서 바쁜 현대인이 친구들과의 대화에 끼려면, '짧은 시간에 정보'를 얻어야 한다. 여기에 시간을 들여 졸작을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더해져 더욱 '소비 가치가 있는' 알찬 영상만을 찾게 된다. 현 세대는 열심히 보고 시간을 투자했는데 실패를 경험하는 걸 극혐한다.
*깔끔한 글과 한국 드라마: 글의 내용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글(번역)이 깔끔해서 책장을 술술 넘기며 볼 수 있었다. 눈이 시원해지는 느낌...? 그리고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가 사랑받다 보니 책에 자주 등장한다. 이태원 클라쓰와 사랑의 불시착, 기생충 등... 귀멸의 칼날 수준으로 자주 나오니 한국인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시청할 때 '주인공과 관련 없는 장면은 관심이 없어서' 빨리 감기로 돌려서 보았다"라고 했다.
->이들은 권위 있는 타인이 자신이 사랑하는 작품을 멋대로 분석하거나 채점하는 것으로 오히려 싫어한다. 더구나 좋은 점수도 아니가 나쁜 평점을 주며 "이 부분이 좋지 않다"며 짓궂게 지적하는 것이 불쾌하게 느껴진다.
->깊이 고찰할수록 이 습관 자체는 우연히 드러난 현상 중 하나에 불과하고 땅속에는 말도 안 되게 넓은 '뿌리'가 있음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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