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이상 한 우물만 파는 인생을 살지 않기로 했다. 자꾸 무언가가 되기로 했다. 그렇게 계속 무언가가 되고 또 되면서 나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싶었다.
그 출발은 무언가를 하나씩 하는 거였다. 지금까지 내 일이 아니라고 등 돌리며 살아왔던 것들,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일찌감치 거리를 두었던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하나씩 해보자 마음먹었다. 그것이 무엇이든 결과와 상관없이 끝까지 완수하고 이어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도전이라는 거창하고 부담스러운 말도 필요 없었다. 단순히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이면, 나만의 두둑한 배짱과 언제가 쓸모를 발휘할 숨은 재능이 될 것이 분명하니까.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자리에 드는 그 평범한 시간 속에서, 하고 싶은 일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즐겁게 해내면서 사는 것만으로 인생은 꽤 근사해질지도 모른다.
하나의 목표에 나를 가두지 않겠다는 결심은, 무엇이든 가벼운 마음으로 해 볼 수 있는 자유를 갖게 한다. 내가 하나의 정체성(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듯, 오로지 성공만 바라보며 살아가기엔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을까? 무엇보다 성공은 얻을 수 있는 것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때가 되면 그냥 오는 것이다.
나는 날마다 새로운 내가 되기 위해서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아이디어를 낸다. 그리고 모든 일의 시작과 끝에 ‘무심코’, ‘어쩌다’라는 느낌표를 찍는다. 매번 ‘무심코’ 시작한 일이 ‘어쩌다’ 잘되었다는 총평을 하며 나의 일상을 기특해했다. 때때로 대단한 걸 하려고 애쓰지 않을 때, 생각보다 대단한 일을 하게 된다. 이 일련의 과정들은 참고 이겨내야 하는 미션이 아니므로 어려움에 봉착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하루 끝에서 ‘오늘도 괜찮았네’ 생각하며 끝내는 밤들을 이어가고 이어가면 그만이다.
# tip
바리스타, 시인, 네일 아티스트, 요리사, 영화 평론가… 관심이 가는 무엇이든 해본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시작도 어렵지 않다. 커피 내리고, 시 한 편 쓰고, 손톱 곱게 칠하고, 콩나물 넣고 라면 끓이고, 인생 영화 감상문 쓰고… 이런 것이 어려울 턱이 없고, 하다가 보면 의외의 재능을 발견할 수도 있다.
<아네고 에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