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참 아이러니해요.
저는 어린 시절 글 쓰는 것이 정말 싫었거든요
그런데 어쩌다 문과대학을 간 덕에
일주일에 한 번씩 감상문을 써야 했고요,
심지어 대학 졸업 후엔
카피라이터로 입사를 해서...
하루 종일 아니 꿈속에서도
글을 쓴답니다. 늘 메모가 가능한 수첩
휴대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지금은 스마트폰이 대신하지만요)
먹고살기 위해서 글을 쓰다 보니
어쩌다 에세이 북도 내게 되었지 뭐예요
(뭐 판매 실적은 고만고만 저조한 편입니다- -)
그렇게 20년을 넘게 글이란 걸 끄적이 살다 보니까
어쩔 때는 말하는 것보다 글을 쓰는 게 더 편해서
광고 시안을 설명할 때도 항상 저만의
프롤로그를 써요. 그리고 아주 담담하게
그 글들을 읽어 내려가면서
제 아이디어의 포인트를 차분하게 짚어가죠.
장황하게 마케팅 용어를 써가며 하는
프레젠테이션과는 많이 달랐는데요.
그것이 꽤 잘 먹혔답니다.
그런데 이 글쓰기가 저에게
뼈아픈 후유증을 남겼지 뭐예요
그것은 바로, 오십견에 가까운 어깨 통증인데요
부지런히 마사지를 받고 운동을 해봐도
이 통증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조금만 긴장하면요. 어깨가 쿡쿡 쑤셔오다가
목으로 옮겨가고 고개를 꼿꼿이
드는 것조차 힘들어진답니다.
그러니 또 휘어진 등짝과
거북목으로 자판을 두드리게 되죠.
이제는요. 이 아름답지 못한 자세가 고질화 되어
허리까지 아프답니다. 예전보다 일을 줄이고
스트레스도 사라졌건만 이 어깨 통증은 껌딱지네요.
제 통증의 비밀을 누구보다 잘 아는 후배가
짐볼이라는 걸 선물했는데요
수시로 누워서 스트레칭을 하라고 하네요.
저는 이 주홍빛 짐볼을 볼 때마다
귤이 생각난답니다.
몰랑몰랑 탱탱한 이 귤 같은 짐볼 위에 누워서
천장에 매달린 등을 보며 스트레칭을 합니다.
바닥에 닿을 듯 말 듯하는
다리를 앞으로 뒤로 밀어가며
두 팔을 위로 쭉 뻗어봅니다.진행 중이던 작업을
모두 끝낸 후에 하는 스트레칭은 그야말로 꿀맛이죠.
나이가 드니 점점 아픈 곳이 늘어납니다.
그동안 혹사당했던 몸이 여기저기에서
비명소리를 질러댑니다.
귀찮아 말고 부지런히 쓰다듬어 주고
달달한 귤 같은 스트레칭으로 진정시켜줘야 합니다.
남은 생 쭉 건강하게 같이 살아야 하니
어쩔 수 없잖아요. 요즘 귤이 참 달아요.
알이 점점 굵어지는 귤 한 알 먹고
비타민도 보충하고, 내 몸을 위해
달달한 귤 같은 스트레칭도 잊지 마세요
남은 생 잘 먹겠습니다
<아네고 에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