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7일(월)

by anego emi

' 드라이브 마이카 ' 여운이 많이 남았던 소설을 어떻게 영화화했을까? 오랜만에 영화관으로 가 커다란 스크린으로 감상을 하자 다짐을 했건만...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결국 참지 못하고 스트리밍 서비스에 결제를 하고 말았다. 3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죄책감이라는 마음의 짐을 안고 사는 두 주인공의 평범한 일상이, 어떤 대단한 사건도 반전도 없이 펼쳐진다. 지루할 법도 한데, 탁월한 영상미와 재즈풍의 음악 그리고 바다를 끼고 달리는 드라이빙 장면은 해방감마저 들게 했다. 두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지 못했다는 스스로를 향한 자책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앞에 마음껏 슬퍼하지 못한다. 한 번도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던 자신을, 상대방을 통해 돌아볼 용기를 내게 된다. 이 영화는 하루키 단편소설집 ' 여자 없는 남자들'에 나오는 여러 편을 오마주 했다. 소설도 참 좋았는데, 영화도 좋다. 봄날, 잔잔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하듯, 드라이빙을 한 기분이 들었다. 이 영화 속 메시지처럼, 잊으려 해도 잊히지 않는 가슴 아픈 일이 있다면, 그것은 상대방이 아나라, 내가 나를 진심으로 용서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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