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수)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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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달다. 도넛도 달다. 시장 골목에서 갓 튀겨낸 도넛 한입 크게 베어 물고, 하얀 설탕가루를 입가에 아이처럼 무친 채, 우물우물 재빠르게 씹어 넘긴다. 달다. 갑자기 찾아온 봄날의 맛은 이런 것이 아닐까. 꼬불꼬불 복스러운 꽈배기, 쫄깃쫄깃한 식감이 최고인 찹쌀 도넛, 단팥 소가 꽉 찬 이 집의 시그니처 도넛까지... 식탐을 부려 모두 한 봉지씩 사고, 느릿느릿 산책을 간다. 혼자 먹기 많은 양이지만, 자주 눈이 마주치는 어르신들에게 하나씩 나눠드리면 그만이다. 대통령 선거 덕분에 일주일의 한가운데 맞이하는 휴일, 사람들의 발걸음이 봄바람을 타고 춤을 추듯 경쾌해 보인다. 여기저기에서 샘솟는 봄기운을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느끼며, 오늘 우리의 선택이 앞으로의 우리를 위해, 이 봄날 같기를 기도해 본다.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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