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화)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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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보다 청년 ' 우리 동네 최고의 훈남은 빵집에 있다. '하나 요리 당고'라는 일본 속담이 있다. '꽃놀이보다 달달한 떡꼬치' 즉, 꽃놀이는 핑계이고 맛있는 걸 먹으러 가는 것이 주된 이유란 뜻이다. 나 또한 한 달에 몇 번 이 빵집에 간다. 잘게 썬 사과와 양배추, 당근, 삶은 계란을 마요네즈로 버무려 속을 채운 샌드위치를 사는 것은 핑계이고, 이 훈남의 웬만해서는 잘 피지 않은 입가의 미소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물론, 샌드위치의 맛도 훌륭하다) 이 빵집의 이름은 제법 역사가 있음을, 단박에 짐작할 수 있는' 아리랑 빵집 '이다. 막 구워낸 식빵과 맘모스빵, 크림빵 곰보빵 등... 다양한 종류의 빵들이 진열된 테이블 뒤의 네모난 창에는, 이 훈남 청년의 아버지로 보이는 어르신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어쩌면, 지금 아들의 나이 즈음부터 시작한 빵집을, 어느새 그 나이가 된 아들과 함께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쉽게도 이 꽃보다 빛나는 훈남의 미모에도 불구하고, 이 빵집의 손님들은 등산객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목이 좋은 곳에 자리 잡은 프랜차이즈 빵집과, 트렌드 한 베이커리들이 줄줄이 생겨났기 때문이리라. 나는 삼각형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긴 샌드위치를 하나 집어 들고, 이 훈남 청년 앞에 내밀었다. 그는 빵집 이름이 새겨진 비닐봉지에 샌드위치를 담아 나에게 건네며 말했다. " 오랜만에 오셨네요. " 그리고 보일 듯 말 듯 희미하게 빙긋하고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오늘 이 샌드위치는 특별하게 더 맛있을 것이 분명하다.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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