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금)

by anego emi

" 무슨 일이지? " 아침부터 공원 앞에 사람들이 북적댄다. 네모난 플라스틱 바구니에 짐을 가득 싣고, 엄마로 보이는 동행자와 공원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조급하다. 무슨 행사라도 하는 걸까? 그러고 보니, 굵직한 명조체로 '전국 중고생 미술 실기 대회 개최'라고 쓰인 현수막이 보인다. 나 또한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를 대표해서 미술대회를 나간 적이 있었다. 미술 선생님이 대표로 선발된 몇몇 학생들을 인솔해서, 지금처럼 어린이 대공원으로 그림을 그리려 갔었다. 우리는 손때가 묻은 낡은 합판을 꼭 껴안고, 공원을 이리저리 돌며 그림을 그릴만한 대상을 골랐다. 화창한 봄날,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마냥 좋았던 나는, '대회'에 참가한 사실도 까맣게 잊고 소풍을 나온 것처럼 신이 났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나는 그림을 그리는 학생들을 훔쳐보았다. 제법 전문가의 포스가 풍기는 학생부터, 그 옛날의 나처럼 마냥 들뜬 학생들의 모습을 찬찬히 보면서, 나는 마음속으로 말해본다. ' 얘들아, 그림을 그린다는 것... 네가 보고, 느끼고, 상상하는 것을 마음껏 그릴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 너희들의 인생은 충만하고 행복해질 수 있단다 ' (아네고 에미)

매거진의 이전글5월 12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