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라는 목줄... 이제야 놓고 산다 "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지인은, 내가 묻기도 전에 자신의 근황을 몇 마디로 정리한 후에, 숨을 고르게 내쉬며 웃음 썩인 목소리로 말했다. 과거라는 목줄 - 나는 그 짧은 말이 꿀꺽하고 삼켜버린 알사탕처럼 목구멍에 걸렸다가 마음에 걸렸다.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비로소 삶에서 무언가를 배우기 시작한다. 사랑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진정한 사랑을 고민하게 되고, 마음의 상처가 뜻대로 아물지 않을 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녀와 나 사이의 공백은, 서로를 옭아매었던 과거라는 목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해방되는 시간 이리라. 오랜 인연이기에 쉽게 끊을 수 없다는 명분으로, 불편한 마음을 품고 만남을 이어가는 것보다, 서로를 향한 솔직한 감정과 마음을 차분히 정리해 봄으로써, 우리가 인연을 이어가야 할 이유를 찾아야 했다. 우정에도 여러 빛깔이 있다. 앞으로 그녀와 나의 우정은 바스락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가 나는 성숙한 가을 빛깔일 것이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