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금)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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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게 더 어울려요? " 동네 다이소에서 할머니 한 분이 양손에 곱창 모양의 머리끈을 하나씩 들고, 계산을 하러 가는 나에게 물었다. 나는 잠깐 멈칫하다가, 할머니 손에 들려진 머리끈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하나는 반들반들 윤이 나는 짙은 브라운 색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하얀 물방울무늬가 있는 밝은 하늘색이었다. 나는 할머니 얼굴과 머리 모양을 힐끔 쳐다본 후, 잔잔한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 밝은 색이요. " 할머니는 마치 속마음을 들킨 소녀처럼 수줍어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검정 고무줄로 묶어놓은 자신의 머리를 풀어, 손가락으로 가볍게 몇 번 빗질을 하고, 밝은 하늘색 머리끈으로 단정하게 묶었다. 희끗희끗한 할머니의 머리카락에 몽실몽실한 하늘빛 구름이 내려앉은 것 같았다. 나는 함께 온 일행인 양 할머니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며 속삭이듯 말했다." 정말 잘 어울려요. 앞으로도 뭐든 밝은 색으로 고르세요. 그래야 기분도 밝아져요. " 물론, 사는 것도 그렇다. 밝은 생각을 많이 하면, 걱정과 불안이 발을 드려놓다가, 자신의 자리가 없음을 눈치채고 금세 사라진다고 했다. 나 또한 반평생을 그렇게 살지 못했기에, 지금부터라고 그렇게 살려고 애를 쓰고 있다. 아울러, 내 주변을 스쳐 지나가는 모두에게 밝은 생각을 나눠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게 나로 인해 누군가가 밝게 빛이 날 때, 나는 대단한 일을 해낸 것처럼 들뜬다. 오늘 할머니의 환한 미소가 나를 또 한없이 들뜨게 한다.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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