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토)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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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한번 맛보세요!" 대형마트의 시식코너가 부활되었다. 만두부터, 두부, 도토리묵, 소시지, 비빔면, 스파게티 등등, 마트 한 바퀴를 돌면 은근슬쩍 배가 부를 정도로 종류도 푸짐했다.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때운 나는, 마트 입구에서부터 군침을 삼키기 시작했다. 나는 단지 와인장터에서 세일하는 와인을 살 요량으로 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노릇노릇 구워서 주는 만두 한 알을 오물 거리며 만두 봉지를 냉큼 받아 든다. 연이어, 통 크게 구워주는 도톰한 손가락만 한 비엔나소시지를 꼬마와 나란히 서서 먹어치우고, 몇 발도 채 가지 않아 스파게티 소스 코너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스파게티가 담긴 종이컵을 받아 들었다. 호로록 한입에 털어놓고 입맛을 다시는 나에게, 아주머니는 하나를 더 건네며, 원래 가격과 세일 가격의 차이를 언급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스파게티 소스 두병이 든 박스를 집어 들었다. 오늘 시식의 하이라이트는 단언컨대 수박이었다. 큰 수박 한 덩이를 쪼개서 한 입 크기로 먹기 좋게 잘라, 시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올해 처음 맛본 수박이었다. 너무 달고 시원해서 순간 수박에 눈을 돌렸으나, 너무 크고 무거웠다. 아쉬워하는 나에게 아주머니는 수박 한 조각을 더 건네며, " 더 먹어요, 많아요" 하고 말하며 빙긋 웃었다. 시식코너는 먹는 사람도 즐겁지만, 먹어주는 사람을 보는 것도 즐거움 이리라. 결국, 벼르고 벼르던 와인은 한 병밖에 사지 못하고, 양손 가득 먹거리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크지도 않은 냉장고가 꽉 챘다. 그러길래 배고플 때 마트에 가는 것이 아니라고 했건만...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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