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장창 ~' 창틀에 올려둔 자투리 동전이 가득 담긴 작은 유리병이, 비를 예고하는 강한 바람에 못 이겨, 순식간에 아래로 추락하며 깨졌다. 제법 많은 동전들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보들보들한 커튼 위에 반쯤 걸터앉은 탓에, 바람의 힘을 버티지 못했으리라. 산산조각이 난 유리조각들과, 누군가 신경질적으로 내동댕이 친 것처럼, 사방으로 흩어진 동전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이건 또 무엇을 암시하는 불운한 징조는 아닌가 하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요즘 따라 널을 뛰는 내 마음에게, 정신을 똑바로 차리라는 경고의 사인 인지도 몰랐다. 그러다가 최근에 이사를 온 아랫집이, 아침부터 격한 이 소음에, 깜짝 놀라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나는 사다 놓은 조각 케이크를 냉장고에서 꺼내 들고, 아랫집으로 향했다. 동글동글한 눈이 사랑스럽고 귀여운 인상의 그녀는, 나의 쑥스러운 방문에 뜻밖의 환한 미소를 지으며 살갑게 말했다. " 이렇게 마음을 써주시는 분이 윗집에 사시니, 제가 더 기분이 좋아요. 덕분에 일요일 오전이 행복합니다. " 그녀의 말에 좀 전의 불안과 우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사람은 사람으로 위로받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오전의 해프닝 덕분에 정겨운 이웃을 알게 되고, 그 이웃이 이런 것은 아무 일도 아니라고 나를 웃어넘기게 한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