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화)

by anego emi
0614.jpg

"음~ 고소한 참기름 냄새! " 어제 새로 갈아온 원두로 정성껏 내린 커피 향을, 단숨에 지워내는 이 고소한 냄새는 어디서 나는 걸까? 코를 킁킁대며 주위를 둘러보니, 나무 그늘 아래 놓인 네모난 평상 근처가 틀림없다. 평상 위에 돗자리를 깔고 옹기종기 모인 한 무리의 어머님들이, 집에서 가져온 세숫대야만 한 크기의 스테인리스 양푼에 고봉밥과 열무김치, 상추를 양껏 넣고, 각자의 숟가락으로 씩씩하게 비비고 있었다. 동글동글 인상이 고운 어머니가 자신의 집 찬장에서 방금 꺼내온 듯한 투병한 소주병에 담긴 참기름을 아낌없이 그 위로 쏟아붓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 옆의 어머니는 고추장 몇 숟갈을 탁탁 소리를 내며 털어 넣는다. 어머니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숟가락 가득 밥을 퍼서 사정없이 입속으로 가져간다. 오물오물 열무김치와 밥을 씹으며, " 어머나, 너무 맛있다 "를 아이처럼 연발한다. 나도 모르게 꿀꺽하고 군침을 삼키며, 초여름의 하늘을 슬쩍 올려다본다. 식후의 숭늉 같은 시원한 바람이 분다. (아네고 에미)

매거진의 이전글6월 13일(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