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일이지? ' 보슬보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공원 산책로에 모여있다. 전문가 포스가 나는 원통 모양의 줌 렌즈가 달린 카메라에 꼼짝도 하지 않고, 눈을 고정한 본새가 마치 파파라치 같았다. '유명 셀럽이라도 온 걸까? '나는 살금살금 발걸음을 옮겨 무리의 맨 뒷자리에 까치발을 하고, 카메라가 향하는 곳을 올려다보았다. 녹음이 짙은 제법 커다란 나무가 보였고, 참새만 한 작은 새들이 푸드덕푸드덕 소리를 내며, 나뭇가지를 옮겨 다니고 있었다. '설마, 저 새를 찍는 건가? '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때마침 서리가 낀 렌즈를 닦기 위해, 카메라를 내려놓는 한 어르신에게 속삭이듯 물었다. " 저, 뭘 찍으시는 거예요? " 그러자 어르신은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새하얀 천으로 렌즈를 문지르며 무심하게 말했다 " 새! " 내 예상이 맞았다. 스무 명도 넘는 사람들이, 오락가락 비가 내리는 굿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카메라에 꼭 담아내고 싶은 주인공은, 나무속에 숨은 작은 새였다. 나는 잘 보이지도 않는 새들의 뒤꽁무니를 눈으로 쫓으며, 새소리라도 듣기 위해 귀를 쫑긋 세워본다. 나는 다시 태어나면 새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새가 되어 하늘과 맞닿을 듯한 높다란 나무 꼭대기에 가느다란 두발로 우아하게 서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기분은 어떻까? 기분전환으로 동네 한 바퀴를 날고, 여름휴가로 동해안으로 날아가는 상상을 하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탁 트인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