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일(월)

by anego emi
0620.jpg

" 여행으로 새로워지는 마음도 있는 거야. " 월요일 아침, 갑자기 강원도로 훌쩍 떠난 지인이 남긴 문자다. 최근에 뭘 해도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사는 게 너무 지루하다고, 우는소리를 자주 늘어놓더니, 드디어 일을 낸 모양이다. 꽉 막힌 영동 대로에서 거침없이 차를 돌려 강원도로 가는 고속도로를 탔다고 했다. 언제나 바른생활에 소심한 그의 얼굴에 서려진 비장한 표정이 눈에 선했다. 나는 쿡쿡 웃음을 터뜨리고, '그렇게 떠날 거면 나도 좀 데리고 가지' 하고 답장을 보냈다. 모처럼 떠난 여행, 날씨가 화창했으면 좋으련만, 잔뜩 흐린 날씨는 비라도 한바탕 시원하게 뿌릴 기세다. 행여나 주룩주룩 비 내리는 해변을 홀로 서성이며, 청승만 떨다 오는 것은 아닌지 슬쩍 염려가 되었지만, 여행으로 새로워지는 그 마음을 위한 차분한 분위기 조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나쁘지 않으리라. 한순간에 기온이 오르면서 제법 거세게 불던 바람은 흔적을 감췄다.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틀어놓아도 후덥지근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지인이 생일 선물로 보낸 탁상용 혼술 선풍기를 틀어놓고, 히죽히죽 또 실없이 웃는다. 더위에 점점 상태가 이상해지는 나야말로, 어디로 바람이라도 세고 와서 정신을 차려야 하지 않을까~ (아네고 에미 )

매거진의 이전글6월 19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