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엘리베이터의 문을 열리자, 한 손에 텀블러를 들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무심하게 들어서는 나를 향해, 귀여운 인상의 한 소녀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순간, 나는 멈칫하다가 " 안녕~" 하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처음이었다. 이 빌라에 이사 온 지 3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이 나에게 먼저 말을 건 것도, 인사를 한 것도... 예중 3학년인 그녀는 예고 진학을 위해 엄마와 함께 최근에 이 빌라로 이사를 왔다고 했다. 나는 그녀와 주차장을 지나 출입구까지 나란히 걸으며 도란도란 짧은 대화를 이어갔다. 그녀는 그림을 그리며, 애니메이터가 되는 게 꿈이라고 수줍게 말했다. 어린 시절 우리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어른들에게 알든 모르든 무조건 인사를 했다. 부모님들도 당신들보다 더 나이 든 이웃 어르신에게 당연히 인사를 건네고, '건강하시죠?'와 같은 안부를 묻곤 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그 누구도 더 이상 낯선 이웃들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나조차도 그러하지 않았던가. 오늘 이 여고생의 인사는 사라져 가는 우리네 이웃의 개념을 떠올리게 했다. '가까이 사는 집 또는 사람'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인 '이웃' - 이제부터라도, 그 뜻을 되새기며, 몇 되지도 않는 빌라의 이웃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봐야겠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