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걷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 심리 상담에 능했던 모 정신분석학자가 그의 저서에서 쓴 말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이나 의사를, 말보다 보디랭귀지로 더 많이 표현한다고 한다. 비율로 따지면, 말이 30퍼센트이고 나머지 70퍼센트는 그가 하는 몸짓, 표정, 손짓 등이다. 만약 나와 관계를 맺는 사람들을 좀 더 알고 싶고,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히고 싶다면, 상대방의 보디랭귀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몇 달 동안 메일과 전화로만 일을 진행하다가, 드디어 오늘 처음 미팅을 갖게 된 그녀를 만나기 10분 전... 나는 그녀가 걸어 들어오는 모습부터 세밀히 관찰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전화기 너머의 그녀는 자신의 일에 열정적이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멋진 사람이었다. 잠시 후, 그녀가 어떤 모습으로 걸어 들어올지 가슴을 두근거리며, 카페 입구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내 앞으로, 그녀는 경쾌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그 걸음걸이엔 내 예상대로 자신감과 열정이 묻어났다. 그녀는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허리를 곧게 펴고 있었고 가는 어깨에서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졌지만, 금세 편안해졌다. 묵묵히 그녀의 설명을 경청하는 나에게 그녀는 말했다. " 목소리만큼 좋은 분이라서 제가 너무 기뻐요. 이런 분과 함께 일하게 되어서 올해 제가 운이 좋은가 봐요. " 나는 환하게 웃으며 나야말로 그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고 답했다. 우연히 일로 알게 된 사이지만, 서로가 성장하는 데 도움이 줄 수 있는 소중한 인연을 만난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윈도에 비친 내 모습을 힐끔 보았다. 가볍고 경쾌한 걸음걸이가, 마치 그녀를 닮았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