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말 한마디
처음인 것 같다. 스스로가 내 몸이 이상하다는 걸 실감한 게.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는 내 몸 상태에 대해 건성이 아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두려움과 함께 들었다. 언제나 지독하게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수술을 하게 되었다. 유난히 볼록해 보였던 아랫배는 체지방 덩어리가 아니라 내 몸속에서 서서히 자라난 알 수 없는 근종이었고, 이 녀석 덕분에 나는 빈혈과 피로와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통증을 참아내야 했다. 다행히 이 녀석은 제거해주면 크게 몸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게 되는 큰 수술이었다. 대학병원에서 수술 전 온갖 검사를 받고 입원을 했다. 덜컥 겁이 났다. 그저 마흔을 넘긴 여자들에게 흔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이제 슬슬 내 몸이 나에게 버티기 힘들다는 첫 신호를 보낸 듯해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조금은 아주 조금은 서글펐다. 아... 이제 내가 정말 늙어가는구나. 일본 여류작가의 '중년이 된다는 것'이라는 책에서 중년이 된다는 것의 첫 시작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몸과 마음과 주변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부터라고 했다. 오랜 지인들에게는 좋은 소식보다 가슴 아픈 소식을 더 자주 듣게 되고, 본인들 마저도 받아들이기 낯선 자신의 실수와 억지스러운 행동들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안아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어느날, 거울에 비친 낯선 내 얼굴과 몸을 비난을 해서도, 애를 써가며 바꾸려 해서도 안되며, 아무렇지 않은 일상의 미소로 넘겨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중년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마음의 준비라고 했다. 그런 관점에서 나의 수술은 중년이 된 나를 지금부터 진심 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첫 시작일지도 몰랐다. 그리고 나는.... 눈을 감고 곧 생일을 맞게 될 나에게 따듯한 말 한마디를 건넸다. '괜찮아. 넌 이제 그럴 나이가 된 거야. 다시 건강해지면 너의 중년은 또 다른 빛으로 너를 밝혀줄 거야. 그러니까 그냥 아무 일도 아닌 거야. 중년이 된다는 거.'
< 해결책 > 국가에서 공짜로 해주는 건강검진을 게을리하지 말 것(의료 보험료 아까워서라도...) 요즘 웬만한 동네병원에서도 다 가능함. 입원보다 수술보다 백배 검진이 저렴하다는 사실을 명심할 것. (위 내시경은 비위가 약하면 수면으로 꼭.)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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