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생은 일하지 않습니다 26

때론... 열심히 사는 게 지겹다

by anego emi


아침에 눈을 뜨면 별 할 일이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렇게, 아침을 뒹굴다

가슴속에 무거운 돌덩이 같은 사과 하나 가

쿵~ 하고 떨어진다

꾸역꾸역 또 할 일을 만들고

읽어야 할 책을 뒤적이고

만나야 할 사람을 찾는다

아… 지겹다


때론, 열심히 사는 게 지겹다

누가 뭐라는 것도 아닌데

누가 내 하루를 채점하는 것도 아는데

나는 본능적으로 열심히 살지 않는

나를 못살게 군다


먹을 만큼 먹은 나이도

그동안 갈고닦은 굳은 살도

이 순간을 피해 가지 못한다

그러다

커피 한잔에 휴우~

그럼, 열심히 안 살면 어쩔 건데?

그러게, 할 말이 없어지네

그렇다고

이렇게 쭈~욱 살긴 싫은데?

이런 게, 인생의 아이러니일까?


창밖의 파란 하늘 사이로

눈부시게 찬란한 햇살이 밉다

이런 날에 억수 같은 비로

나를 좀 숨겨주면 감사할 텐데

세상이 어디 내 맘 같을까?


열심히 살기 싫어도

열심히 살아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사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걸

문뜩 호빵맨의 온화한 얼굴과

그의 명대사가 떠올랐다.

" 슬퍼서 견디지 못할 땐 눈물 흐르는 대로 고개를 들어요'


그래 열심히 살기 싫을 땐

그런 게으른 마음 그대로

흐린 날에 어울리는 얼굴 그대로

고개를 들고 어깨를 활짝 펴고

하루쯤 아니 백날쯤 살아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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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좌를 틀고다리가 저릴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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