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 분식' - 날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청과물 가게를 지나 좁다란 샛길 같은 골목으로 접어들면, 주홍색 천막 아래 몇 개의 테이블이 있는 소박한 분식집이 보인다. 좁은 실내는 삼삼오오 둘러앉아 떡볶이를 먹으며 어묵 국물을 홀짝이는 동네 꼬마들로 그득하다. 어쩌면, 이곳은 동네 꼬마들의 아지트이자 숨겨진 맛집일지도 모른다. '화목 분식', 이름처럼 이곳에 화목함이 넘쳐나는 이유는, 천 원짜리 한 장씩만 모아도 떡볶이, 모둠튀김, 어묵까지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착한 가격 때문이리라.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한 이 분식집에서 나는 컵 떡볶이와 어묵 하나를 먹은 적이 있다. 짭조름한 멸치 국물이 스며든 어묵은 감칠맛이 돌았고, 떡볶이는 아이들이 먹기에 좋은 달짝지근하고 적당한 매운맛이 났다. 출출했던 지라 단숨에 먹어치우고 계산을 하려고 메뉴판을 올려다보니, 내가 먹은 음식의 가격은 단돈 천 원이었다. 이 동네 분식집들이 딴 곳에 비해 저렴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싼 가격이었다. 나는 주인아주머니에게 천 원을 건네며 말했다. " 물가도 많이 오르는데, 가격 좀 올리세요. " 그러자 인상 좋은 아주머니는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 아유... 아이들 때문에 못 그래요. 솔직히 컵 떡볶이는 어른들한테는 안 파는데, 오늘은 그냥 드렸어요. " 나는 미안한 마음에 천 원짜리 한 장을 더 건네며 말했다. "죄송해요. 제가 그냥 1인분 먹은 걸로 하고 드릴게요. 아이들한테도 미안하네요. " 주인아주머니는 괜찮다고 끝내 돈을 받지 않았다. 나는 돌아서며 낡고 오래된 화목 분식의 간판을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이곳에서 주인아주머니의 고마운 마음이 담긴 떡볶이를 함께 나눠먹은 아이들은, 결코 싸우지 않으며 화목하게 지낼 것이 분명할 터였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