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월)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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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을 사는 여자' 최근에 본 드라마의 제목이다. 주변의 누군가가 불행해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행복을 확인하는 여주인공의 이야기다. 나는 드라마를 보면서 ' 내 불행을 위로할 최고의 방법은 남의 불행뿐이다 '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저 마음 편하자고 누군가 만들어낸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이 말이 가진 잔인함이 섬뜩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 역시 갑작스러운 불행한 일로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최악의 경우를 당한 누군가의 이야기를 꺼내며 위로한 적이 있다. 아울러, 스스로에게도 일이 기대했던 것보다 잘 풀리지 않고 점점 꼬여갈 때마다, 나보다 더 힘든 상황의 타인을 떠올리며 자위하기도 했다. 나는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지금까지 살면서, 누군가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뻐해 준 적이 있었나를 떠올려보았다. 솔직히 고백을 하자면, 나는 타인의 슬픔보다 기쁨에 더 야박하고 진실되지 못했다. 나 또한 드라마 속 여주인공과 많이 닮은 사람임에 틀림없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밝음과 어둠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가 진심이라고 부르는 것은 과연 어떤 얼굴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한 현자는 그의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살면서 쉽게 느끼지 못하는 기쁨을 두 배로 늘이는 방법은, 타인의 기쁨을 내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내가 애를 쓰다면, 과연 그 속내에는 어떤 가면도 씌지 않고 현자의 바람대로 순수할 수 있을까.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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