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수)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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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쓰는 사람들은 모두 대단한 거야 " 매주 신간을 리뷰해 주는 팝 케스트의 한 진행자가 한껏 웃음을 머금으며, 게스트로 나온 작가에게 농담처럼 말했다. 나는 흐릿한 창밖을 올려다보며 커피를 홀짝이다가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얼떨결에 첫 책을 출판하게 되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대단한 결심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에세이라는 분야는 나의 일기장을 공개하는 것과 비슷한데, 어느 정도까지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가에 관한 경계가 모호했다. ' 때때로 사람들은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쓴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일 년 남짓 글을 써 내려가면서,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애써 잊고 지냈던 지난날을 꺼내보는 일이었다. 그때의 기억과 감정들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글로 담아내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나는 가슴이 미어지면서 더욱더 혼란스러워졌다. 아울러, 내가 일방적으로 느낀 사사로운 아픔과 감정들에 과연 독자들이 얼마나 공감을 해줄지도 의문이 들었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면서 과거의 나에게, 현재의 나에게 수없이 많은 말들과 질문을 하면서 스스로를 독려하고 조금은 뻔뻔한 용기를 내야만 했다. 그때부터, 세상 밖으로 나온 모든 책들이 대단해 보인다. '슬슬 2집을 낼 때가 되지 않았어?' 하고 은근슬쩍 부축이는 지인들에게, 나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 글쎄... 용기와 준비가 아직 부족해서"(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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