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금)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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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세 명의 은경이 있다'- 나의 오래된 소중한 벗이었던 첫 번째 은경은, 어느 날 가을의 끝자락에서 낙엽이 떨어지듯 내 곁에서 멀어졌다. 그리움이 너무 켜서 혼자 울어도 보고 답이 없는 문자를 수없이 보내었지만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언젠가 그녀가 마음을 돌리고 나를 향해 발걸음을 돌릴 그날을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다시는 그녀를 만날 수 없다고 해도, 나와 그녀의 인연은 존재의 형태가 달라졌을 뿐 계속된다고 믿고 싶다. 나는 어딘가에 그녀가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은경은 나의 솔 메이트이자 응원 자이다.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녀는 앞뒤 가리지 않고 내 편을 든다. 언제나 묵묵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차분하게 말한다. " 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겠지. 그게 나는 잘못되었을 거라 생각지 않아. " 그녀가 그렇게 말해주면 화가 났던 마음도, 풀이 죽었던 마음도, 가슴이 무너지며 아팠던 마음도, 순간 소독약을 바른 것처럼 고통에서 해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스로 치유할 용기를 내고 다음을 준비하게 했다. 그런 그녀를 내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세 번째 은경은 나에게 봄날의 햇살 같은 존재다. 자주 연락을 하지도 만나지도 않지만 마치 텔레파시가 통하는 것처럼, 내가 누군가가 필요한 순간 내게 손을 내밀며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왠지 언니가, 은경아 은경아... 하고 나를 부르는 것 같았어. " 무기력과 슬럼프에 빠져 허덕일 때마다 그녀는 그 한마디로 나를 일으켜 세우고 결국은 웃게 한다. 나는 세 명의 은경 덕분에 살아가고 외롭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인생에서 친구 세명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가끔은 혼자서 일을 하고 글을 쓰는 삶이 너무나 고독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나 홀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삶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여전히 낯설다. 그때마다 나의 세 은경을 떠올리며 혼잣말을 해본다. ' 괜찮아, 나에겐 세 명의 은경이 있잖아. '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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