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일(화)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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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마음으로 ' - 할머니가 손자에게 베푸는 사랑은 무한하다. 오로지 사랑을 주는 것 이외는 바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명리학에서는 심지어 할머니와 손자는 전생에 애끓는 연인이었다고 한다. 그런 자애로운 할머니의 마음으로, 나는 나를 바라본다. 예전 같았으면, 조그마한 실수에도 스스로에게 짜증과 화를 내며, 남에게는 잘하지도 않은 욕지거리를 내뱉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나는 내가 어떤 실수를 하든, 나에게 차근차근 다독이듯 이렇게 말해준다. "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별일도 아닌데 뭐... " 나이가 드니 어이없는 실수가 점점 늘어간다. 툭하면 뭘 잊어버리고, 안 사도 될 물건을 덜컥 사고, 기차표를 잘못 예매해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고, 들고나간 우산을 어딘가에 두고 와 비를 쫄딱 맞기도 한다. 어디 그뿐일까. 누군가에게 털어놓기도 부끄러운 어처구니없는 해프닝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버스에 올라타다 내 옷을 밟고 미끄러진다던가, 산책길에 딴생각을 하다가 나무에 심하게 부딪혀서 밤톨만 한 혹이 생긴다던가) 그래도 나는 변함없이 오늘도 나의 무탈함을 칭찬하고, 노안으로 흐릿해진 시력에도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책을 읽는 나를 기특해하며, '괜찮아'를 습관처럼 스스로에게 읊조린다. 그리고 할머니의 마음으로, 나를 따듯하게 보듬어 준다.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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