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월)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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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이다 ' - 아침 일찍 장례식장을 달려온 사촌 오빠는, 다정하게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 곧 입관식이지? 아버지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는 걸 거야. 그런데 너무 놀라지 마라. 아버지 얼굴이 너무 창백하고 차가워서... 그래도 꼭 안아드려라. 진짜 마지막이야 " 두 눈을 꽉 감고 코와 입을 하얀 솜으로 막고 수의를 입은 아버지가 네모난 철 침대 위에 누워계셨다. 창백하고 새하얀 얼굴색과 반질한 피부가 밀랍인형 같아 보였다. 입관 미사를 진행되는 동안, 엄마는 얼어붙은 아버지의 몸을 껴안고 오열을 했다. 나는 조심조심 아버지의 얼굴에 한 손으로 갖다 되었다. 얼음처럼 차가운 아버지의 얼굴, 딱딱하고 말라붙은 얼굴살은 뼈와 마치 한 몸인 양 아무런 감촉이 없었다. 동생은 차가운 아버지의 얼굴에 자신의 볼을 비비며 울음을 터뜨렸고, 어린 조카들은 이제야 할아버지의 주금이 실감 나는지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가슴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며 입속으로 거친 숨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무어라고 외치고 싶은데 입 밖으로 아무런 말도 내뱉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턱 하고 목구멍이 막히며 숨을 잘 쉴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오열하기 시작했다. 사촌 오빠가 내 곁에 다가와 등을 쓰다듬으며 " 괜찮다, 천천히 숨을 쉬어. 이제, 아버지 잘 보내드려야지. " 하고 속삭이듯 말했다. 문상객이 오고 가고 그들을 맞이하고 음식을 대접하고 오랜만에 안부를 묻고 간간이 웃기도 하고, 그러다가 빈소에 쪼그려 앉아 눈물을 훔치며 아버지와의 마지막 날을 보냈다. '아버지 ' 그 이름이 이제 나의 눈물을 부르는 아킬레스건이 될 터였다. (아네고 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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