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아픔에게 먹이를 주지 말아야 해. " 인생에서 한 번은 치러야 할 큰일을 했으니, 부디 맘 편히 푹 쉬기를 바란다는 장문의 위로 메시지를 남긴 선배가,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였다. '네 아픔에게 주는 먹이'. 그것은 분명 불안, 걱정 그리고 상실감이라는 감정의 불씨가 불러일으킬 우울감과 공허함일 것이다. 그것으로 인해 나의 하루는 다시 스스로 불행을 자처할지도 모를 일이며, 지금까지의 마음 수양과 명상으로 가까스로 되찾은 내 마음의 평화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 아무리 애를 써도 자동으로 새어 나오는 한숨과 물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은, 나를 무기력 속에서 허우적 되게 한다. 세상은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억지로라도 각인시키기 위해 아침부터 티브를 켜고, 볼륨을 높인다. 변함없이 웃음을 쏟아내는 예능 프로 사이로 목소리를 높이며 끼어드는 광고들. 똑바로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조롱이라도 하듯 맥 빠지는 뉴스들. 성공한 자신의 일상을 당당히 공개하고 부러움을 덤으로 얻는 스타들... 나는 몸을 일으켜 청소를 한다. 내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행위라고 믿는 이 청소는, 아픔을 잠시 잊게 해주는 진통제가 될 것이며, 먹이를 갈구하는 내 아픔에게 노곤한 배고픔의 단잠을 선사할 것이다. (아네고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