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를 심되 그늘을 바라지 말라 ' 이 말은 무언가를 베풀었다고 해서 그 대가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당연히 내가 가진 무언가를 주었으니, 최소한 그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담긴 말 한마디라도 듣고 싶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것조차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그저 주었으면 그걸로 끝이다. 나는 이 말을 매번 곱씹으면서도, 내가 베푼 얄팍한 선의에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서운한 마음이 앞선다. 부족하지만 부모님에게 용돈을 드리고, 철마다 제철 먹거리를 보내고, 오래된 가전제품들이 바꿀 때가 되었다고 푸념을 하는 엄마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자식이니까 해드리는 것이 당연하고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매번 그것이 내 몫이 되면 가끔은 맥이 빠진다. 내가 심는 나무는 나에게 그늘이 내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여러 형편상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괜찮다. 그 나무들이 도움이 되고 잠시나마 당신에게, 자식 키운 보람과 같은 위안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나는 기꺼이 미소 지을 수 있을 것이다. 남은 생, 나의 지인들을 위해서도 부지런히 나무를 심으며 살고 싶다. 마음이든 금전이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말이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