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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이는 그미 Oct 23. 2015

뜨개질의 계절

사실 잘 못함.

손으로 하는 것은

대부분 자신이 있는 나인데

어려서부터

왜 인지 뜨개질에는

영 소질이 없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힘 조절이 문제였던 것 같다.

(넘치는 힘이 문제)

(초등학교 때 유행하던 스킬을 하다 보면 꼭

스킬판의 줄을 몇 개씩 끊어먹었다. 하하)


어릴 적 나도 그랬고

우리 엄마도 그랬고

우리 할머니도 그랬듯이!


내 막냇동생도 드디어 뜨개질에

도전해보고 싶은

소녀소녀한 감성이 생겼다.

(나보다 남동생의 영향을 많이 받아 남동생이

둘인 줄 알았는데 말이다.)


하루를 꼬박 뜨개방에서 보낸

동생을 데리러 가다가

나도 모자 하나 떠볼까?

하는 마음에 갑자기 털실을 네 뭉치나 가버렸다.


잘 하지도 못하면서

무슨 배짱인지

무조건 시작해버렸다.


아주아주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매진한 결과는 이렇다.


첫 번째 모자 사이즈 조절 실패
실을 합사해서 만든 두 번째 모자

(두 번의 실패가 쌓은 노하우로 만든 마지막

                                                                  세 번째 모자)


첫 모자의 사이즈 조절 실패로

(내 머리 크기에 대한 과소 평가와 실의 신축성에 대한 과대 평가의 합작품.)

조카에게  선물하기로 마음 먹고

다음 모자를 뜬 결과는

허술하지만 일단 따뜻하니

쓰고 다녀 보기로 했다.


조카가 둘이니 하나 더 떠야 해서

새로운 디자인에 도전해

만든 요정모자까지 완성!


멀리 사는 조카들에게 어서 택배를 붙여줘야겠다.

(예쁘진 않아도 따뜻하니 써주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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