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잘 못함.
손으로 하는 것은
대부분 자신이 있는 나인데
어려서부터
왜 인지 뜨개질에는
영 소질이 없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힘 조절이 문제였던 것 같다.
(넘치는 힘이 문제)
(초등학교 때 유행하던 스킬을 하다 보면 꼭
스킬판의 줄을 몇 개씩 끊어먹었다. 하하)
어릴 적 나도 그랬고
우리 엄마도 그랬고
우리 할머니도 그랬듯이!
내 막냇동생도 드디어 뜨개질에
도전해보고 싶은
소녀소녀한 감성이 생겼다.
(나보다 남동생의 영향을 많이 받아 남동생이
둘인 줄 알았는데 말이다.)
하루를 꼬박 뜨개방에서 보낸
동생을 데리러 가다가
나도 모자 하나 떠볼까?
하는 마음에 갑자기 털실을 네 뭉치나 가버렸다.
잘 하지도 못하면서
무슨 배짱인지
무조건 시작해버렸다.
아주아주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매진한 결과는 이렇다.
(두 번의 실패가 쌓은 노하우로 만든 마지막
세 번째 모자)
첫 모자의 사이즈 조절 실패로
(내 머리 크기에 대한 과소 평가와 실의 신축성에 대한 과대 평가의 합작품.)
조카에게 선물하기로 마음 먹고
다음 모자를 뜬 결과는
허술하지만 일단 따뜻하니
쓰고 다녀 보기로 했다.
조카가 둘이니 하나 더 떠야 해서
새로운 디자인에 도전해
만든 요정모자까지 완성!
멀리 사는 조카들에게 어서 택배를 붙여줘야겠다.
(예쁘진 않아도 따뜻하니 써주지 않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