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울타리 너머> 를 추천합니다.
<북극곰> 출판사의 책들은 신시아 라이런트 작가의 '느낌' 같다
<그리운 메이 아줌마><삶><강아지천국><고양이천국> 처럼 서정적이고 섬세한 출판사다. 그렇지만 최근 나온 <삶>만 북극곰에서 나온책이였다 ^^
오늘은 작정하고 그림책을 골랐다
어쩌다 만난 그림책치곤 너무 훌륭하여 주변사람들에게 마르고 닳도록 추천해주고 있다.
가라앉은 푸른색이 맘에 들어서 신간입고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급한 책들 먼저 입고시켜야 하는 작은 책방의 재정상)만지작 거렸는데 북코디네이터 저자_이화정 선생님이 '좋다좋다' 하셨다.
바로 구매,노른자에 들어오자마자 아주 조심히 넘겨보았는데 읽기 전에 손에 착 감기는 느낌도 좋았다.
이래서 책을 사는 것 같다. 책 좋아하는사람들은 네모안의 내용 뿐만 아니라 손에 감기는 느낌과 책냄새까지 사랑하게 된다.
이 책 분명 너무 좋아 사랑에 빠질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소소 , 안다, 산들이
세명의 주인공이름이 어쩜 이리 캐릭터를 잘 살려서 이름을 붙였는지. 원이름과는 아주 다르다.이름과 주인공들의 성격이 닮은것이 번역의 묘미를 살린 케이스.
안다는 소소한테 어울리는 옷이 뭔지 알았어요. 뭘하며 놀지도 알았어요.안다는 뭐든 잘 알았어요
이렇게 시작된다.
이 글귀가 왜 그렇게 폭력적으로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정서적 폭력이다.난 너에대해 무엇이든 다 안다는것.
'안다'는 말하고 소소는 듣기만 한다.
한 공간에 있는 이 둘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서로 다른방향 다른것에 관심을 갖고 각기 달리 행동한다
'안다'는 소소를 너무 잘 안나고 했지만 공허한 소소의 눈빛. 소소를 보는 내내 이상하게 맘이 아프다.
그러다 만난 야생 맷돼지 '산들이' 산들이는 행복하지 않은 소소에게 문득 불어온 산들바람 같다.
소소는 산들이를 만난 뒤 달라졌어요. 소소는 자꾸 울타리 너머 세상을 바라봐요
울타리 너머를 이야기 하는 산들이가 소소는 자꾸 신경쓰였다.울타리 너머도 너무 궁금하고.
몇번의 거절과 단념 끝에 소소는 산들이와 함께 떠나지요 울타리를 넘어선다. 떠나면서 안다가 입혀준 옷을 벗고 마지막장엔 웃기도 한다. 이 책에 처음 등장한 소소의 웃는 장면이기도 하다.
여러 그림책의 장면들이 오버랩된다. 옷을 벗어던지는 장면의 소소의 역할(가면)을 벗어던지고 오롯이 소소진짜 자신이 되어 자유를 찾아 떠나는 절정이다.
빨간코를 떼 버리고 완전한 자유를 위해 오리건에 도착한 <오리건의 여행>
진짜 자기로 살지 못해서 늘 무표정하고 시크했던 고양이 <백만번 산 고양이>
우리...
진짜 나로 살아가는 게 쉽지가 않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역할가면(페르소나)을 쓰고 살아가는데 어떨땐 그게 진짜 나인지 아닌지 햇갈릴때가 있다. 사회적으로 이렇게 비추어 줬음 좋겠다 싶은 나의 모습. 그 모습이 나를 오히려 옥죌 떄가 있으니 괴로움은 여기서 시작된다. 가면은 시시때때로 적당한 장소와 시간과 공간에서 내가 벗었다가 다시 쓰곤 하는 유용한 나의 쓰임새다. 그 가면으로 인해 괴로우면 여기서 stop을 외치고 진짜나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을 떠나야만 한다.
그런 용기는 평소에 키워가야하는것. 소소가 산들이를 만나게 되는 것도 아주작은 여지,아주 작은 용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치고 있는 우리, 나라는 울타리를 치고 있는 우리.
우리의 한계나 경계에 대하여 생각해 본 적이있는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면서 평생 동반자와 결을 맞추는 시간에 티격태격 울타리 치기가 잘 안된다. 지금 상황에 그냥 나를 맞춰가야만하는것인지...잠시 그 울타리를 벗어나 반대편에서 바라보자. 내가 잘하고 있는지.... 진짜 나로 살기위하여 적당한 크기의 울타리를 치고 있는 건지...
오늘도 갈까말까, 할까말까 하는 당신에게 용기 한권을 건네본다
<울타리너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