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번 산 고양이>
나이를 먹으면 똑똑해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_ 사노 요코 & 박 성 혜
오랫동안 꽂혀있었던 낡은 책. 그림책방지기도 책방에서 추천 안 하던 오래된 베스테 셀러.
시간을 지나고 지나 다시 나에게로 왔다.
그림책은 그런 것이다. 어느 날 문득 '나 여기 있었어요 ' ' 나 좀 봐주세요' 하며 손 흔드는...
내가 선택한 그것이 나의 마음을 보여주기 전까지 오랫동안 그곳에서 나를 기다려주는 것.
얼마 전 들었던 노부미 작가의 특강에서 보여준 작가의 삶과 죽음에 관한 세계관이 사노 요코를 닮아 있어서
어쩌면 노부미 작가가 그림책을 쓰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노 요코를 모델링해서 공부하다 보니 그의 세계관이 들어왔고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를 쓰니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는 것 아닐까.
처음엔
진정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다가왔다. 진짜 사랑 흰고양이를 만나면서 나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 희비의 감정도 느끼며 삶을 살아가다 드디어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야기니깐.
한겨레 심리학 강의를 듣고 읽어본 백만 번 산 고양이는 '진짜 자기'로 살지 않는 한 삶도 죽음도 무용하다는 좀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삶, 누구의 나로 살아가는 것이 결코 행복하지 않았으리라.
누구의 나가 아닌 '진짜 자기 =참자기'로 사는 것이 다시 태어나 삶을 반복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정말 가치 있고 '자~알 살다 간다' 말할 수 있으리라.
다음은
그림책모임 심미안에서 <백만 번 산 고양이>로 깊이 읽기를 진행했을 때 나온 이야기들이다
- 누구의 나로 사는 것, 게다가 고양이가 싫어하는 인간군상이 주인이었다면?
고양이는 물도 싫어하고 길들여지는 것도 싫어하고 독립성을 꽤 갖춘 반려동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임금님의 고양이, 뱃사공의 고양이, 서커스단의 고양이라니... 싫어도 너무 싫어겠지?
아마도 작가는 고양이를 여러 마리 키웠던 모양이다. 고양이의 습성을 아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백만 번이나 죽고 백만 번이나 살아본 고양이에게 있어서 삶과 죽음은?
사는 것에 애착이 안 느껴지는 건방진 고양이였다.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자 회원님들 모두 웃어버렸지만 다들 알지.
얼마나 치열한 삶인지. 얼마나 허무한 삻인지. 얼마나 의미 있는 삶인지.
- 자신이 원한 '자기'로 태어났어도 처음엔 고양이의 행동이 어색하고 서툴렀다
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었던 고양이였지. 다시 태어나면 뭐해 누구의 고양이로만 별 의지 없이
살다가 간 게 몇 번이냐며.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어떻게 나를 표현하고 관계 맺음을 해야 하는지 해본 적이 없는 고양이인걸.
-나는 사랑을 줄 때 행복한가, 사랑을 받을 때 행복한가
한참 이야기하였다. 사랑을 받을 때보다 줄 때 행복한 사람, 아니 엄마라서 그런 걸까 생각보다 매우 많았다
나도 그러했다. 희생정신 가득한 엄마는 절대 아니고. 자존감 부족을 들먹이며 나는 누군가에게 정성을 다하거나 선물을 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지만 사랑은 주고받는 것이다. 우리 모두 명심하기 사랑은 주고 또 받는 것.
-나의 존재감을 나타내 주는 문장
이런 것도 해봤는데... 고양이에게 '나를 완성시켜주는 것'은 사랑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아이들...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사실이다. 서툰 엄마이지만 나의 오롯한 10년의 시간이 어디에 갔을까. 두리번거리면 찾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내 앞의 두 마리 자식인걸. 그렇다고 얘네 때에 내가 산다.. 이런 마인드는 아니다.
내가 있고 너희들이 있고. 내가 있고 남편이 있고 아이들이 있고... 이런 순서다 아이들아~^^
주부로서 지금의 나의 존재를 나타내 주는 것은 자식들이다.
나를 완성시켜는 것은 어느덧 책이 되었다.
훌륭한 독서가가 아니지만 책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매우 감격스럽다. 책으로 사치를 부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좋다.
세상을 자알 살다 간다고 말하는 사노 요코라는 작가는 삶의 어느 경지에 올라와있지 않나 싶다
<태어난 아이><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 <아저씨 우산> 등에서 보면 세계관이 너무 훌륭하다.
<태어난 아이>를 만났을 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울림이 있었다. 편견이 확 깨진다고나 할까.
추천합니다 사노 요코의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