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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사담 Jul 16. 2023

내가 잘하면 모든 일이 잘될까.

[사기열전 백이 편] 사기열전을 통해 배우는 삶의지혜

사마천은 사기열전을 시작하기 전에 물었습니다. 하늘의 도리는 옳은가, 그른가 (天道是非). 지금 시대의 말로 표현하자면 '내가 옳다면 모든 일이 잘되는 것인가' '내가 능력이 있다면 그 능력만큼 사회는 나를 인정하고 나는 그런 보상과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인가' '나쁜 사람은 징벌을 받는 가' 등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백이와 숙제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인 백이와 숙제가 있었습니다. 흥보가에도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은나라가 중국의 중심 국가이던 시대의 고죽국 군주의 아들이었습니다. 숙제는 삼남으로 부친으로부터 왕위를 이어받았으나, 이것이 옳지 않다며 맏형인 백이에게 주었고, 백이는 이는 부친의 뜻이 아니라며, 나라를 도망 나왔습니다. 형제의 의를 중요시했던 숙제도 같이 나라를 벗어나 백이와 함께 지냈습니다.  


백이


당시 은나라 왕은 폭군이었고, 이 폭정을 견디지 못한 주나라가 들고일어나 은나라를 멸망시켰습니다. 이로서 중국은 은나라로부터 주나라로 중심이 이어지고 모든 제후국들도 주나라에 복종해야 해야 했습니다. 이에 백이와 숙제는 주나라를 신하의 신분으로 군주를 죽인 것이라 하며, 주나라 백성이 되기를 거부하고, 주나라의 곡식은 먹지 않겠다고 수양산으로 들어가 고사리를 뜯어먹고 살다가 결국 굶어 죽게 되었습니다.



안연과 도척


공자의 제자 중 안연이라는 사람에 대하여 당시 공자의 칭찬이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가난하였으며, 먹을 것이 없어 자주 굶었고, 결국에는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습니다.


반면, 춘추시대 말기에 도척이라는 도적은 사람들을 마음대로 죽이고, 간을 날로 먹고 수천 명의 사람들을 모아 무리를 짓고 잔인한 일을 하며 마음 내키는 대로 살았지만 천수를 누리고 죽었습니다.




과거 시대에도 법을 어기고 옳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한평생 호강하며 즐겁게 사는 사람이 있고, 행동과 말을 삼가며 공평하고 바른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재앙을 만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과연 세상의 이치가 이렇다면 하늘의 도리는 옳은 것(天道是非)인지 사마천이 물었습니다.


이러한 질문은 사마천의 살았던 이 천년 전 시대뿐 아니라 오늘날의 현대인들도 동일하게 갖게 되는 질문입니다. 이에 대해 사마천은 어떤 해답을 얻었을까요? 사실 위 이야기가 나오는 '백이열전'편에는 사마천은 직접적으로 해답을 주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야기 속에서 유추해 봅니다. 다시 '백이열전'으로 돌아가서 보면, 공자는 "추운 계절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也)"라고 했습니다. 깨끗하고 맑은 사람은 세상이 흐려져야 비로소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죠. 또 공자는 "군자는 죽은 뒤에 이름이 세상에 일컬어지지 않는 것을 유감으로 여긴다.(君子疾沒世而名不稱焉)"라고 했답니다.


아마도 사마천은 군자란 현실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 뜻을 버리지 말고 꿋꿋이 지켜 나가야 하며, 세상이 불공평하고 옳지 않음을 탓하기보다는 자신이 제대로 서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후세에게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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