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사담 Aug 06. 2023

각박한 영웅의 종말

[사기열전 오기 편] 사기열전을 통해 배우는 삶의 지혜


오기(기원전440년~기원전381년)는 능력은 출중했으나, 가족을 희생해 가며, 주위에 덕을 베풀지 못하고, 성공만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간 한 영웅의 이야기입니다. 사기열전에서는 오기에 대해서 같은 병법가인 손무, 손빈에 비해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파란 만장한 그의 인생을 죽음에 이를 때까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기

오기는 전국시대 초기 위나라(衛) 사람으로 태어났으며, 당시 중국이 여러 나라로 나누어져 있을 때, 노나라(魯), 위나라(魏), 초나라(楚)에서 공을 세우며 높은 벼슬을 한 사람입니다. 그는 손무와 손빈에 못지않는 병법가이며, 그가 쓴 오기병법은 당시 손자병법과 함께 크게 알려졌고, 그의 군사 능력은 당시 최고로 인정받았습니다.  



가족보다는 성공위주의 삶을 살아간 오기 


오기는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났습니다. 그러나 젊었을 때, 벼슬을 구하러 돈을 쓰다 결국에는 파산하게 됩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비웃자 사람들을 죽이고 노나라로 도망가게 됩니다. 이때, 오기는 어머니와 헤어지면서 자신의 팔을 깨물며, 재상이 되기 전에는 다시는 위나라(衛)에 돌아오지 않게 다고 맹세합니다. 노나라에 정착 후, 어머니의 돌아가신 소식을 듣게 되었지만, 자신의 맹세 때문에 어머니의 상을 치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춘추전국시대 지도/출처 Doopedia]


이후, 제나라가 노나라를 공격하게 됩니다. 노나라는 오기를 장군으로 삼고자 하였으나, 오기의 부인이 제나라 대신의 딸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의심을 품었습니다. 오기는 장군이 되고 싶은 목적에 아내를 죽이고 이를 세상에 알린 후 노나라의 장군이 되기를 청합니다. 노나라의 장군이 된 오기는 뛰어난 전략으로 제나라를 구하게 되었으나, 신하들의 모함으로 노나라를 떠나 더 큰 위나라(魏)로 몸을 피신합니다.



오기연저(吳起吮疽)의 리더십 


위나라 왕 문후는 오기의 명성을 듣고 그를 장군으로 삼았고, 오기는 각지에서 큰 공을 세우게 됩니다. 오기는 장군의 신분임에도 병사들과 같은 옷을 입고 밥을 먹으며, 잠을 잘 때도 멍석을 깔지 않고, 행군을 할 때도 말과 수레를 타지 않고 병사와 동일하게 어려움을 겪습니다.


한 번은 오기가 병사의 종기를 직접 빨아 치료를 하였는데, 이 소식을 들은 어머니가 통곡을 하였습니다. 어떤 이가 물었습니다. '당신의 아들은 병사에 불과한데, 장군이 직접 종기를 빨아 치료해 주었는데 어찌 슬피 우시오?" 병사의 어머니가 대답하였습니다. "일전에도 장군께서 남편의 종기를 빨아준 적이 있고, 남편은 자신을 돌보지 않고 용감히 싸우다 적진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제 자식의 종기를 빨아주니, 제 아들이 어디서 죽을지 모르기에 이렇게 소리 내어 우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오기연저(吳起吮疽)라는 성어가 나왔고, 뜻은 오기가 종기를 빤다라는 뜻입니다. 병사들은 오기와 한마음 되었고, 오기의 군대는 사기가 매우 높아, 가는 곳마다 승리를 하게 됩니다.



오자병법 


당대 최고의 군사전문가 오기는 오자병법을 기록하였습니다. 손자병법이 군사 기술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한 병법이라면, 오자병법은 군사 심리적 부분을 중심으로 한 병법서라고 합니다. 오자병법은 현대인에게도 리더십에 부문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오기의 죽음과 사후의 복수 


노나라에서 모함과 같이 위나라에서도 오기는 말년에 중신들의 모함을 받아 왕의 미움을 사게 되자 초나라로 다시 도망을 가게 됩니다. 초나라왕 도왕은 오기의 소문을 익히 알고 있어, 그를 재상으로 임명하였습니다. 오기는 법령을 만들고, 불필요한 관직을 없애고, 왕족과 귀족의 권리를 축소하고 부국강병책으로 초나라가 강하도록 만들어, 초나라가 영토롤 크게 넓히고, 주위 국가들이 초나라를 두려워하도록 만듭니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 과정 속에서 귀족들에게 너무나 각박하고 인정이 없게 몰아친 결과, 왕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동시에 귀족들이 사병을 이끌고 오기를 죽이기 위해 입궁을 하게 됩니다. 다급해진 오기는 군대의 도움을 요청했으나, 시간이 부족하여, 도왕의 시신을 안치한 곳으로 피신을 합니다. 귀족들은 이곳까지 쫓아와 화살을 쏘자, 오기는 도왕을 품에 안고 수많은 화살 속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됩니다. 마지막 복수를 위해서 말이죠. 도왕을 이어 태자가 즉위하자 왕의 시신을 훼손한 죄로 오기의 살인에 연루된 사람을 죽이는데, 약 3,000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오기는 마지막까지 군사적 지략을 사용하여 사후에도 복수에 성공합니다.




오기의 이야기는 능력은 뛰어났으나, 주위에 각박했던 영웅의 비참한 종말을 보여 줍니다.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것도 좋지만,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가족과 주위의 동료들을 살펴보고 자신이 상처를 주고 있는 사람이 없는지를 돌아보는 것도 오기의 이야기를 통해 배워 봅니다.

이전 09화 개인기보다 더 중요한 조직관리 능력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