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 전기 충격기, 니플 패치
전기 충격기 - 주차장에 차에 타면 바로 차 문을 잠구는 나와 달리 문을 잠굴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남자친구를 보며 느꼈다. 여성은 주차장에서조차 범죄의 타겟이 되어 불안해하는데 남자는 그렇지 않음을. 범죄에 많이 노출되는 여자들도 운동을 하고 호신술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 유도, 호신술을 배웠다. 몇년 후 나는 강남의 M가스터디 학원의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의 피해자가 되었다. 도망치는 피의자를 직접 잡고 나서 나는 정말 그 새끼를 사정없이 패고 싶었었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미뤄왔던 복싱도 배우기 시작했다.
이런 나에게 전 회사의 상무는 '그래 봤자 화만 돋궈서 더 당한다. 아무리해도 여자는 남자 힘으로 못 이긴다.'라며 내 몸을 지키려는 내 의지를 꺾었다.(왜?) 그렇다기에는 키가 170cm인 나랑 별 차이도 안나고, 비실해 보이는 남자들도 있는 편이다. 뿐만 아니라, 급소같이 치명적으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공격도 존재하기도 한다. 비록 결국에는 죽더라도 무력하게 당하지만 않고 최소한의 공격은 하고 죽고 싶다. 여자가 힘이 아예 없는 존재도 아닌데 왜 아무런 노력도 하지 말라는 거야. 인간이 사자, 호랑이랑 1:1로 싸우면 지지만 무기를 사용해서 결국 지배하지 않았나. 도구를 사용하면 된다. 전기 충격기나 페퍼 스프레이 같은 효과적인 호신 용품을 사자. 나는 전기 충격기를 3개 사서 본가 집, 엄마 차, 나의 집에 두었다. 운전하면서 생길 수 있는 보복운전이 별로 무섭지 않는다. 또 내 가방에는 항시 총으로 된 페퍼 스프레이를 들고 다닌다. 고등학교 때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페퍼 스프레이를 사줬고, 이제 나는 조금 더 멀리서도 쏠 수 있는 총으로 된 페퍼 스프레이를 스스로 구입해서 다닌다. 밤길에 걸을 때, 택시를 탈 때 이게 있으면 이전보다 훨씬 든든하다. 내 여자 사촌동생들에게도 총으로 된 페퍼 스프레이를 사줄 계획이다.
니플 패치 - 여름에 브라를 하는 건 정말 너무나도 고역이다. 안 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가슴에 착 달라붙고 압박까지 가하는 브라. 너무 싫다. 브라를 벗어 던지고 니플 패치를 사용하니 살 것 같다. 무엇보다 준비할 때 시간도 줄어든다. 샤워 후 대충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상의를 바로 훌렁 입으면 된다. '아 저놈의 브라를 또 입어야한다니...' 같은 기분이 들지 않아도 된다. 삶의 질이 높아진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브라의 모양도 이상하다. 여자 가슴 모양은 브라가 만들어내는 모양처럼 동그랗지 않다. 니플패치를 했을 때 나타나는 모양이 진짜 가슴 모양인데 동그란 모양이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 좋은 걸 사춘기인 여자 사촌동생들도 느끼면 좋을 것 같아 내가 쓰는 니플패치를 하나씩 나눠줬다. 니플패치도 밴드랑 같은 원리인데 (실리콘 니플패치 외) 지나치게 비싸다. 내가 직접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니플 패치 대신 밴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 나도 가끔 니플패치가 떨어지면 집에 있는 밴드를 때다가 엑스자로 붙인다. 그럼 감쪽 같아진다.
다이어리 - 중학생때부터 17년째 다이어리 작성 중이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탐구하려는 노력, 좋아하는 글의 문구, 나의 계획들이 고스란히 적혀있다.(MBTI는 P임) 가끔 예전에 사용한 다이어리를 펼쳐보면 '나 꽤 열심히 살았구나. 대견하다, 나 자신!'이라고 생각이 든다. 회사를 다닐 때에는 회사 관련한 업무는 구글 캘린더에 적었다. 개인적인 내용은 직접 손으로 다이어리를 쓰는 걸 좋아한다. 요즘 Notion이나 아이패드로 다이어리를 쓰는 사람들도 많다. 스스로를 회고할 수 있는 기회이자 명상과 비슷하게 조용히 생각을 하는 효과를 낸다고 믿기에 어떠한 형태로든 기록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유리아쥬 토너 - 한 24살부터 얼굴이 엄청나게 건조해졋다. 유명하다는 토너를 이것 저것 사용해보았지만 건조함은 쉽게 채워지지 않았다. , 직접 토너를 만들어보니 효과를 봤지만 직접 만드는 과정이 번거로웠다. 얼굴이 건조하니 사람이 미칠 것 같았다. 그러다가 건조함을 싹 잡아주는 인생 토너를 만났다. 유리아쥬의 제모스 토너. 세안 후 손에 툭툭 덜어내 얼굴에 팍팍 바른다. 그리고 추가로 더 바르지 않아도 건조하지 않다. 사용한 지 4년은 넘은 것 같다.
마르세유 솝 - 코에만 유분이 있는 편이었다. 블랙헤드가 보이는 건 참을 수 없었기에 올리브영에서 차앤박의 블랙헤드 키트를 사서 매주 1회 관리하곤 했다. 그러나 이 세안제 덕분에 더 이상 블랙헤드를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 피부 좋기로 유명한 한 연예인이 '피부 관리를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여드름 나는 부분이 있으면 그곳만 5분간 집중적으로 세안을 한다고 했다. 그 아이디어에 착안하여 나 역시 이 세안제로 코를 오랫동안 세안해봤다. 5분은 못하고 샤워하면서 속으로 50초를 세면서 문질러봤더니 신기하게도 블랙헤드가 모두 사라져버렸다. 다른 세안제를 동일한 방법으로 사용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이 세안제를 사용한지도 족히 5년은 넘은 것 같다.
손톱 깎기 - 고등학생때부터 대학교 초반에는 손톱에 메니큐어를 종종 바르곤 했지만, 더 이상은 바르지 않는다.(다니던 미국 고등학교에서는 허용됨.) 그 이유는 손톱 색깔 화려하면 뭐하나 싶어서다. 볼터치나 입술은 섹슈얼함 혹은 생기를 표현하기 위해 생겼다는 근원을 알기에 이해할 수 있지만 손톱은 무엇을 표현하기 위함인지 모르겠다. 이런 나에게 누군가는'손톱을 해야 남자들이 좋아해'라고 했다. 남자들이 나 안 좋아해도 되기에 여전히 내게 손톱을 색칠하는 건 의미가 없다. 그저 손톱은 짧고 걸리적 거리지만 않으면 된다. 손톱이 길게 자라면 글씨를 쓸 때 세번째 손가락이 손바닥을 찔러 아프다. 위생상의 이유로 나는 긴 손톱보다 짧고 단정하게 잘린 손톱이 더 예쁘다고 생각한다. 매주 일요일은 내가 손톱을 정리하는 날로 정했다. 나뿐 아니라 두 냥냥쓰와 멍멍쓰에도 해당되는 루틴이다. 손톱 깎는 걸 극혐하는 몇몇 냥냥이들과 달리 우리 냥냥쓰들응 손톱 깎는 것에 순순히 응해준다. 조명을 사선으로 비추어 혈관이 어디까지 있는지 확인하고 조심하게 자른다.
립밤 - 립밤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 외출할 때 반드시 반드시 챙겨야 하는 필수템이다. 밖에서 뭘 마시거나 먹으면 입술까지 다 먹어버리기 때문에, 다시 립밤을 발라야 한다. 만약 립밤을 안 바르면 입술이 땡기지 않게 웃을 때 합죽이처럼 웃게 된다. 잘 못하면 크게 웃다가 입술 주름 하나가 틱- 터기지도 한다. 개인적으로 립밤은 너무 비싸다. 올리브영에서 립밤을 사는 게 그렇게 돈 아깝다. 그렇기에 오빠나 아빠가 사다놓고 안 써 집에 굴러다니는 립밤을 찾아 속을 파내면서까지 알차게 사용한다. 이전에는 다이소에서 산 용기에 바셀린과 남은 립스틱을 활용해서 나만의 립밤을 만들기도 했다.
립 - 한 5년전부터 얼굴에 선크림만 바르고 립밤만 바르고 다닌다. 잘하면 속눈썹 뷰러도 한다. 외출할 때 항상 눈썹, 아이라이너, 립을 하고 나갔던 내가 많이 발전했다. 내 입술색은 초등학교 고학년때부터 사라졌다. 밥 먹고 립을 어쩔수 없이 못 발랐을 때 나를 본 사람들은 '어디 아파?'하고 물어본다. 립스틱을 사는 것도 돈 아깝기 때문에 여자 사촌동생에게 안 쓰는 립 있으면 달라고 부탁한다. 동생은 안쓰는 것들을 가져다 준다. 나도 당근마켓에 팔면 꽤 짭잘할만한 여러 물건들을 동생들에게 퍼준다. 최근 가족 모임에서 열린 플리마켓에서는 고등학생 1학년이 된 고딩 사촌동생이 준 마몽드 립을 잘 쓰고 있다. 아랫입술에 쓱 바르고 손가락으로 자연스럽게 펴바르면 혈색이 좋게 변한다.
믹스 커피 -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루틴 중 하나는 커피 마시기이다. 나는 커피를 성인이 되는 시점부터 마시기 시작했다. 나는 '고등학생은 커피, 술은 절대 안돼!'라고 스스로 규칙을 새겼다. 무튼 대학생이 되서 지금까지 항상 커피를 마신다. 대학생때는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서 눈가가 떨리고, 몸의 근육이 눈에 보이게 떨리기도 했다. 커피를 줄이고 나니 증상은 사라졌다. 이제는 하루에 한 두잔 정도만 마신다. 오후 5시 전까지만 커피를 마셔야 밤에 잠을 설치지 않는지도 알게되었다. 커피 맛을 잘 모르고 바닐라라떼 같은 달달한 커피만 좋아하기에 커피 믹스를 마신다. 집에 엄마가 사놓은 비싸보이는 발뮤다 커피 머신도 있지만, 이건 쳐다보지도 않고 믹스 커피를 마신다. 노랑색 맥심 커피 믹스 한 봉을 뜨거운 물에 녹이고 얼음과 우유를 넣는다. 백수가 된 지금은 커피를 마시면서 다이어리에 하루 계획을 적거나 소파에 앉아 쉰다.
향수 - 한 때는 조향사가 되고 싶다고 꿈꿀 정도로 향수를 좋아했다. 조향사가 되려면 화학을 잘 알아야 한다는 소리에 바로 접었다. 한동안은 매주 1회 집 근처인 반포 신세계백화점의 2층에 가서 향수를 시향하거나 아이쇼핑하곤 했다. 그러다 나의 인생 향수를 만나 약 6년째 정착하고 있다. 이 향수를 뿌리고 나면 잔향이 아주 오래가는데, 꽃 향기랑 차분하고 부드러운 잔향에 기분이 좋아진다. 머스키한 향 때문에 가을, 겨울에 어울린다. 주변 사람의 반응도 매우 좋다. 출근하면서 근처를 쓱 지난 회사 동료가 '향수 어떤 거 뿌리세요? 향이 너무 좋아서요. 제 아내도 이 향수 뿌리면 좋을 것 같아요. 남자가 진짜 좋아할 향이에요.'라고 했다. (이 분의 성향상, 순수한 의도로 말한 것임.) 아쉽게도 이 향수는 단종되어 백화점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다. 남은 재고만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