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나만의 음악 리스트
반드시 있어야 하는 소중한 물건들 소개에 이어서 이번에는 내가 정말 좋아했던, 좋아하는 노래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는 무언가에 하나 꽂히면 질릴 때까지 주구장창 그것을 즐기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 무언가는 주로 노래가 되기도 하고, 음식, 물건이 되곤합니다. 사람에 대해서도 비슷한 성향이 적용되는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질릴때까지 무한으로 들었던 노래들 중에서 특정 노래를 들으면 당시의 상황이나 그 때의 마음이 기억이 나는 노래들이 몇 개 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 리쌍 - 헤어지지 못하는 남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이 노래를 들었던 시절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였습니다. 음악 수업의 쉬는 시간에 아이팟으로 이 노래를 들으면서, 노래 시작 초반의 쿵쿵 거리는 베이스 소리에 엄청 깊은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옆의 친구의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이 노래 들어봐, 대박이지 않아?' 했던 기억도 납니다.
대학생 1학년 : Eric Bennet - Still with you
Eric Bennet의 목소리와 멜로디도 좋았지만, 하늘나라로 떠난 아내에게 보내는 아름다운 가사에 또 엄청난 감격을 받았습니다. 시험 공부를 하기 위해 기숙실의 1층 도서실 같은 공간에 앉아 Spotify에서 이 노래를 듣고 가사를 보며 감성에 젖어 눈물이 핑 돌았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감수성 넘치는 아이었군)
https://www.youtube.com/watch?v=rk0ynbs65iQ
대학교 3학년 : 이소라 -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마치 이별로 인해 상심해서 이 노래를 들었을 것 같지만 그런 건 전혀 아니였습니다. 당시에는 갑작스럽게 편입 시험을 준비하느라 마음이 참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준비기간이 6개월 밖에 없다는 부담감에 독하게 공부하겠다며 일부러 친구도 안 만나고, 학원에서도 친구를 안 만들고 외롭게 공부만 했습니다. 하루에 말하는 단어가 한 두마디로 거의 없었습니다. 결국 나중에는 짧게나마 실어증 증상처럼 가족들하고도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자기 전에 이 노래를 자주 듣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슬픔에 더 빠져들어 충분히 슬퍼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R745uyfaV0
대학교 4학년 : India.Arie - I am not my hair
당시 만났던 전 남자친구와 헤어졌던 시기입니다. 많은 이성교제를 해본 건 아니었지만,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차이고 처음으로 이별로 인해 마음이 아팠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그랬다기보다, 누군가를 만날 때 선물도 하고, 편지도 쓰면서 평상시에 연애를 임하는 나의 태도를 달리 시도했기에 '노력을 했어도 결과는 이렇게 될 수 있구나'라는 충격(?)이 컸습니다. 아무튼, 그 때 내 마음을 달래주는데 역할을 톡톡히 했던 노래였습니다. 가사는 연애랑 상관이 없지만, 흥이 나는 비트이기도 하고 가사는 '머리 스타일 등 외관만으로 내가 누군지 판단하지마'라는 메세지로 자존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지하철을 타거나 걸어다니며 이동을 할 때나 항상 이 노래를 들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_5jIt0f5Z4
대학교 5학년 : 시카모어 애비뉴 - Still thinking about you
이 노래를 자주 들었을 시기에는 적당히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이성에게 인기도 꽤 있고, 활기차게 지냈을 때인데 지하철에서 이동할 때나 방에 있을 때 곡을 들으며 슬픈 감성에 빠지곤 했습니다. 이 곡은 기타 연주로만 구성된 노래인데, 멜로디와 기타 소리가 너무 마음에 들었던 노래입니다. 차분하고 감성적인 노래로 다른 분들도 꼭 한번은 들어봤으면 하는 노래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_1XKKm_qN8
그 외 질리도록 들었던 노래들
TETE - 밤의 연인들
이재준 - Breeze
더클래식 - 송가
Sam Ock - the simple things
악동뮤지션 - 달
+ P.S. 저와 비슷하게 어떤 상황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면 마음껏 공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