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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우자 Mar 15. 2023

'회사에 다닐까 아니면 창업에 도전할까?'

이직과 소자본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백수

요즘 나의 최대 고민은 회사에 들어갈 것이냐 말 것이냐이다. 주변에서는 이런 나를 보고 조급해하지 말라고 말한다. 특히, 아빠는 그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빨리 취업하려 하지 말고 조금 더 편히 쉬라고 했다. 이어서 뭣하러 남의 밑에서 월급 받으며 일하려 하느냐 직접 사업을 해보라고 말했다. 몇몇 친구들은 현재 하고 있는 쉐어하우스가 있으니 취업을 꼭 하지 않아도 되지 않냐고 했다. 회사나 연구소를 다니며 현생을 사느라 고된 자신들을 대신해서라도 행복하고 편하게 살아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아빠, 친구야. 그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걸.


비록 2개의 쉐어하우스를 통해서 과거 회사 월급과 비슷한 수준으로 임대 수익을 얻고 있지만 내가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초반에는 쉐어하우스 투어를 오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직접 방문해야 했지만, 이제는 쉐어하우스 룸메이트의 일정에 맞추어 투어를 잡은 후 비용은 룸메이트의 월세에서 공제하도록 하고 있다. 룸메이트가 나가거나, 새로운 룸메이트가 들어오게 될 경우에는 격주로 청소하러 와주시는 클리너님께 침구 정리 등을 요청 청하고 있다. 따라서 내가 하는 일이란 고작 공실이 생길 경우에 홍보를 하는 것, 문의가 왔을 때 답변하는 것, 룸메이트들이 필요한 물품들을 쿠팡으로 주문하는 것, 클리너님과 소통하는 것 정도가 다이다. 

자유 시간이 많아서인지 일을 한다는 느낌 대신에 오히려 하는 일이 없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 넘쳐나는 시간들을 어떻게 사용할 지 몰라서 고민이다. 젊음은 유한하니 알차게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할 일을 만들고자 글을 쓰려 하고, 운동을 하고, 산책을 나가고, 유튜브를 올리기도 한다. 또 나는 내가 소위 '백수'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백수라는 사실에 당당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뿐만 아니라 내관심사인 부동산에 있어서도 대출을 받을 때 직업이 없는 것은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사회적 위치, 재테크를 위해서 여러모로 직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올해 1월부터 헤드헌터들의 제안을 통해 면접을 보러다니고 있다. 최근에는 최종 합격할 것이라고 나름 기대하던 한 회사에서 불합격 소식을 전해들었다. 소식을 전해준 헤드헌터와 통화를 할 때에는 "아 괜찮아요. 더 좋은데 가면 되죠!' 라며 아무렇지 않은 척 했으나 전화가 끝나고 난 후에는 침대에 쓰러져 펑펑 울어버렸다. 회사의 위치, 직무, 합격 시 같이 일하게 될 팀원들이 좋아보여서 꼭 합격했으면 했는데 아쉽게 떨어지고 말았다.


취업이 쉽지가 않으니 정말 다른 생각이 든다. 아 그냥 진짜 취업 하지마?! 비록 지금의 쉐어하우스가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지만, 직접 내 브랜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뿌듯하고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보다 업무 생산성과 의욕이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 회사에서 일을 할 적에는 대충 처리해 실수도 많았고, 야근이라도 하게 되면, 그렇게 화가 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퇴근을 하고 나면 일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이 적었다. 반면 쉐어하우스를 오픈하면서는 혼자서 시간을 보낼 때 아이디어가 샘솟기도 하고, 늦게까지 작업을 하더라도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흔히들 좋아하는 것은 취미로, 잘하는 걸 업으로 삼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당장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닌 이상, 자신이 관심있어하고 좋아하는 분야를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좋아한다는 것은 더 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곧 그 분야에서 더욱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삶의 만족도를 높여줄 것이다. 


이 때문에 요즘 내 인스타그램 추천으로 이런 사람들이 나온다. 직접 tufted 쿠션/러그를 만들거나, 도자기를 만드는 예술가 및 1인 사업가들이 뜬다. 또 누군가는 식물을 키우는 취미가 사업으로 발전했다. 식물이 죽지 않도록 습도/온도를 간단히 점검하 수 있는 기기를 만들어 창업을 했다. 나의 경우 손재주가 조금 있는 편이라 나도 한번 창업을 해볼까? 하는 마음도 든다. 일단 해보자 하는 마음에 상상해본 아이템과 관련된 재료를 주문했다. 


과연 몇 개월 뒤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1인 창업가 혹은 직장인. 


혹은 여전히 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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