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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우자 Jul 19. 2023

퇴사 후 나만의 작고 귀여운 브랜드를 창업해보았습니다4

주식에는 1억을 투자하면서 내 사업에는 투자를 망설이다니

저번 화에서는 두번째 공임도 퀄리티가 떨어져서 결국엔 비용을 날려버린 것을 말했다. 그리고 세번째 공임이 부디 잘 되기를 희망하며 글을 마쳤었다. 시간이 흘러 현재  세번째 공임의 결과가 나온 상태이다.




과연 이번에는 공임이 잘 되었을까? (두구두구두구)


세번째 공임을 해주시는 분을 찾아갔던 이유는 작업에 집중하시는 모습, 정갈하게 정돈된 작업 환경, 곱게 단장하고서 출근하시는 모습 때문이었다. 샘플을 받고나서 정식으로 가방을 맡기고 난 후, 사장님으로부터 가방이 완료되었다는 카톡이 왔다. 부디 내가 사람을 잘 봤기를 기도하면서 제작이 완료된 가방을 찾으러 갔다. 이번에는 호구처럼 당하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싫은 소리를 잘 못하는 나를 대신해서 싫은 소리하기 전문가인 우리 언니를 뫼시고 갔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내려서 동대문종합시장 쪽으로 걸어가면서 언니에게 다부지게 말했다.


"언니, 도착하면 반으로 가방 나눠가지고서 하나하나씩 꼼꼼하게 살펴보자"


도착하기 직전까지도 '유약해지지말자'고 되뇌었다. 도착해서는 매의 눈으로 가방이 잘 되었는지 살펴봤다. 그런데 웬걸. 흠잡을데가 하-나도 없었다. 100점 만점에 200점이랄까. 직접 핸드메이드로 꽃구름백을 만들 때에도 꽤나 꼼꼼하게 작업을 했는데, 이 사장님은 훨씬 더 완벽하게 작업을 해주셨다. 살짝 소름이 돋는 것 같았고,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날 것 같았다.(오바 아님)



"사장님 진짜 너무 마음에 들어요."

"두 사람이 너무 까다로워서, 이불 만드는 것보다 더 힘들었어."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아주 쬐끔 더 보태서 사장님께 비용을 전달해드렸다. 감사한 마음은 당연하고, 얼마나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손이 많이 가는 고된 작업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재봉을 작업하시는 분들이 받는 비용이 너무 평가저하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애초에 견적을 깍으려는 노력을 하지도 않았고 부르시는 가격보다도 더 드렸다. 장기적으로는 그게 나에게도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나를 지켜본 언니는 자선 사업가냐고 했다)



아무튼 이제 내 취향을 저격하는 잔잔한 꽃무늬 원단을 주로 취급하시는 원단 가게도 알게 되었고, 높은 퀄리티로 공임을 해주시는 사장님도 만났다. 이제 남은 건 라벨이다.




그간 나는 직접 다리미로 라벨을 직접 전사해왔다. 초반에는 노하우가 없어서 10개 중에 1개를 성공할까 말까였다. 그래서 라벨을 제작하는 일은 늘 내게 가장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하우가 생겨서 10개 중 7~8개는 성공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양이 많아질 경우에는 내가 제작하는 것보다 구매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제작을 맡기기로 결정했었다.


나는 눈에 띄는 멋진 로고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크O이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로고를 작업해주시는 프리랜서분께 작업을 부탁드렸다. 그런데 이상하게 나오는 작업물은 내가 원하는 바에 비해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고 느껴졌다. '이번에는 괜찮아지겠지'하며 여러번의 수정 작업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마지막까지도 만족스러운 작업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그 작업물들은 전혀 사용하지 않게 되었고, 거기에 쓰인 비용 25만원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기존의 일러스트 없이 텍스트만 있는 로고를 깔끔하게 사용하기로 결정을 하고, 이전에 들렸던 가게에 들려 라벨을 제작하기로 했다. 그곳에서 받았던 견적은 건너건너 아는 분이 말씀하셨던 것보다 훨씬 높았다. 그런데 그 분의 포트폴리오를 봤을 때 멋진 라벨들이 많았었고, 가격 때문에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귀찮아 하는 성향 때문에 (비싼만큼 제값을 하기를 바라며) 그 곳에서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제 라벨이 나오면 가방에 재봉을 하고, 그 다음에는 열심히 사진을 찍고 나의 가방을 좋아할 만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도록 홍보를 하면 된다! 지금까지는 언니가 가방의 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 작가 역할은 내가 맡고 있다. 초반에는 내가 모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점차 살이 찌자 언니는 내게 ‘야. xxkg 모델 봤어?’하며 모델로서 탈락 되었다.

왼 언니, 오 xxkg의 나

모든 작업이 완료되면 제대로 사진촬영작가를 구해서 촬영을 해볼까 생각해보고 생각해보고 있다.  주식에는 약 1억을 투자를 하고 있으면서, 정작 내 사업에는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나의 리스크관리가 이렇게나 철저하다. 후회하지 않도록 (적당히) 내 사업에 투자를 해보도록 해야겠다.  


그럼 이만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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