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알아가기 중
삼십 대엔 뭐라도 될 줄 알았지)
퇴사 후, 나는 요즘 : 나, 알아가기 중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는 요즘
누군가 나에게 국민취업지원제도 신청을 한 번 해보라고 해서 신청을 하고 상담사님을 배정받아 국민지원센터를 가게 되었다.
상담사님은
예전에 하던 일이 뭐냐고 물어보셨다.
"아... 저 21년 동안 웹디자인했어요"
"21년이요?"
"아니... 그럼 그냥 계속하시지 왜...?"
"아니요! 웹디자인은 그만하고 싶어요."
"다른 일 하고 싶어요." 라며 나는 손사래를 쳤다.
"제가 다른 쪽으로 뭐 잘하는지 알고 싶어요."
다른 일 생각해 본 게 있냐고 물어보시길래
"제가 지금 캐릭터 쪽으로 그림을 해보고 싶은데 돈 이안 돼서... 그림 그리면서 일을 할 수 있게 시간 선택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기는 했는데..."
"제가 애기들을 좋아해서 아이 돌봄이나, 이번에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는데 요양보호사 쪽으로 해보는 건 어떨까요?"
정적....
내 말을 다 들으신 상담사님은
"음... 제 생각엔,
지금 하려는 일들은 고정적인 수입이 아닌 일들이고, 아이 돌봄이나 요양보호사는 10년 뒤에 하시고 지금은 일을 더 하세요."
"경력도 많고, 나이도 그렇게 많은 나이도 아니에요."
"아직은 안됩니다."
"일 더 하세요."
와우...
너무 단호하게 일을 더하라는 소리에
나는 아... 그럴까요?라고 말했다. ㅋㅋㅋㅋㅋ
"웹디자인 쪽 말고 다른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생각 중이라고 하니
상담사님은 "나, 알아가기"를 먼저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이나 관심 있어하는 게 뭔지 다음 주에 올 때까지 생각해오라고 하셨다.
나는 집에 와서 생각해 봤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뭘까 생각하다가
나는... 어렸을 때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서 매일 그림을 그렸고, 캐릭터 디자이너가 돼서 내 캐릭터를 만들어 파는 문방구 사장님이 되고 싶었고, 엄마를 보고 막연히 간호사가 되고 싶었고, 어릴 때는 친구들이 내가 재미있다는 말을 많이 해줘서 개그맨이 되고도 싶었다는 생각이 났다.
웃음이 났다.
이렇게... 나는 요즘 나를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