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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슝 shoong Jul 13. 2023

내 인생이 바뀐 두 번째 선택의 길




















































( 에피소드 )




삼십 대엔 뭐라도 될 줄 알았지 슝)

내가 선택한 길 - 두 번째 선택의 길


컴퓨터를 킬 줄도 끌 줄도 몰랐던 나는 컴퓨터그래픽학과가 있는 대학교에 들어갔다.


첫 수업 시간

라떼는 모니터가 엄청 뚱뚱한 매킨토시 컴퓨터를 쓰고 있었다.

요즘 말로는 애플 맥 컴퓨터.

컴맹인 나는 IBM 컴퓨터가 뭔지 매킨토시가 뭔지 어떻게 알겠는가?


플로피디스크를 나눠주며 여기에 본인이 작업한 작업물을 저장하라는데 저장까지는 따라 했는데 어떻게 빼는 거지?

나는 컴퓨터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눌러본다.


혼자 어찌나 정신없어 보였는지 교수님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디스크를 쓰레기통에 버리세요 “라고 말하셨다.

“뭐라는 거야?”

당황해하는 나를 보고 옆에 있던 친구가 마우스를 가져가더니 디스크 아이콘을 휴지통 아이콘으로 드래그를 하니 “툭”하는 소리와 함께 디스크가 나오는 게 아닌가?

나는 나도 모르게 “오오오오오오오~” 엄지 척을 하며 감탄을 했다.

그때부터 나는 학교 생활이 즐거워졌다.


고등학교 수업시간엔 그렇게 집중을 안 하고 딴짓하던 내가 대학교 수업시간엔 열심히 듣고 작업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성실한 친구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학교에 와서 처음 친해진 친구들은 실기 과제가 많고 수업이 어려워지면서 학교에 점점 나오지 않고 학교에 가끔 올 때면 자꾸 놀러만 가자고 했다.


나는 그 친구들을 멀리하고 엠티 가서 친해진 다른 친구들과 지내면서 재미있는 일도 많이 생기고, 웃는 일도 많아져 매일 학교 다니기가 즐거웠다.

집에 컴퓨터가 없어서 학교에 남아서 같이 과제도 하고, 서로 모르는 거 알려주면서 공부했다.


나는 그렇게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가면서 내가 잘하는 게 뭔지도 알게 되고 잘하게 되었다.

컴퓨터를 킬 줄도 몰랐던 나는 성적 장학금까지 받았다.


성적 장학금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고 더 열심히 했다.

딸 세명을 동시에 대학교 보내느냐 등록금 마련하느냐 등골 휘던 부모님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서였다.


광고, 편집, 패키지, 캐릭터, 웹, 브랜드 디자인부터 플래시, 사진학 수업까지 나는 학교에서 배운 걸 직장 생활하면서 알차게 다~ 써먹었다.


학기 초에 노는 거 좋아하던 친구들과 친해졌다면 나는 학교를 대충 다녔을지도 모른다.

성실한 친구들을 만나 즐겁게 대학교 생활을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한 것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이런 건가보다.


학교, 집, 학교, 집만 다녔어도 나는 대학교 시절이 제일 즐겁고 좋았다고 말할 수 있다.


주말엔 그래도 놀러도 다녔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너무 건전하게 친구들하고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먹으면서 스케이트 보드 타는 오빠들을 구경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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