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슝 shoong Nov 23. 2023

 회사가 망할 때마다 찾아간 새로운 사람?

회사가 망할 때마다 넋두리하러 간 곳은?(2)


회사가 망할 때마다 넋두리하러 간 곳은?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삼십 대엔 뭐라도 될 줄 알았지 슝)

회사가 망할 때마다 내가 넋두리하러 간 곳은? (2)


왜냐하면 조카 1, 2,3, 4호가 차례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우후후후후후

조카 1호가 태어나고, 1년 뒤에 조카 2호가 태어나고, 또 1년 뒤에 조카 3호가 태어나고, 2년 뒤에 조카 4호가 태어났다.


족보를 보자면

조카 1호 또리, 3호 슈뚱은 첫째 언니네 아이들

조카 2호 주발이, 4호 주호빵이는 둘째 언니네 아이들이다.

태어난 순으로 조카 1,2,3,4호라 부른다.

태명이나 별명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르다가 조카들 캐릭터를 만들면서 지금은 또리, 슈뚱, 주발이, 주호빵이라는 별명을 붙여서 불러주고 있다.


아이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나는 아이들을 안는 방법도 몰랐는데 안는 방법부터 시작해 기저귀 갈기, 분유 타기, 분유 먹이기, 재우기, 목욕하기, 놀아주기 등 나름 잘하는 육아 만렙이 되어있었다.


혼자 조카 3명을 데리고 키즈 카페에 간 적도 있다. 키즈카페 가서 조카들과 같이 놀아주다 보면 어느새 다른 아이들도 옆에 와서 같이 놀아달라고 한다. 키즈카페의 피리 부는 이모랄까.... 훗

그리하여 생겨난 나의 부캐 조카부자 ’받쬬라 이모‘가만 들어졌다.



조카 1호 또리


거지 같은 회사들을 만났다거나 회사들이 망했을 때 사람이라는 게 정말 꼴베기가 싫고 지긋지긋 해질 때가 있다.

그때가 첫 조카가 백일 정도 된 때였는데 첫째 언니도 도와줄 겸 지방에 있는 언니 집에 내려가 칩거하듯이 지내면서 조카 1호를 키우는데, 마음이 편안해졌다.


첫째 조카라 포대기부터 이불, 베개까지 미싱을 배워서 만들어 줄 정도로 공들여 키웠다. 순하게 통잠 자는 아기였는데 자도 너무 자서 내가 놀아달라고 깨울 때도 많았다.

아기들 꾸릿한 냄새를 좋아한다. 그 냄새를 맡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해진다. 조카들이나 다른 집 아이들을 만나면 킁킁킁 냄새 맡는 뵨태이모다. ㅋㅋ





조카 3호 슈뚱

첫째 언니의 육아휴직 기간이 짧아 조카 3호를 엄마가 있는 서울에서 키우기로 했다. 엄마도 힘들어하니 나도 같이 육아에 동참은 했는데 아기를 키운다는 건 정말 ‘뭐랄까... 생각지 못한 또 다른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기분이랄까?’


조카 3호를 키우면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프지 않았던 곳이 없고, 병원도 자주 다니고, 새벽에 분유를 먹이느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출근하기도 하고, 친구도 제대로 만날 수가 없어서 식구들하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내가 조카 3호를 키우면서 식구들과 싸웠던 또 다른 이유는 누군가 나에게 의지를 한다는 게 무서웠다. 내가 그동안 선택해 왔던 모든 것들이 망하다 보니 생각이나 행동이 조심스러웠고 결정장애라는 것이 생기게 되었다.

내 자식도 아니거니와 내 자식이 아니라 더 조심스러웠고 백지 같은 아이에게 내 생각, 행동이 영향을 주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냥 내가 내려놓자’ 하는 마음으로 조카 보는데 시간을 쏟았더니 다들 싸우지 않게 되었다

엄마의 마음까지는 아니 더리도 비슷하게 키우기 위해노력하고 공부도 하고 회사 다니면서 돈 벌어 슈뚱 장난감이며 과자며 옷이며 사 날랐다.


이렇게 서울에서 3년을 받쬬라 이모와 할머니, 할아버지의 큰 사랑을 받고 자란 슈뚱

그런 슈뚱이 서울에 오면 받쬬라 이모가 좋아하는 선물이랑 용돈도 주고 가는 효녀가 되어 “어른되면 되면 받쬬라 이모 먹여 살릴게 “ 란다.

받쬬라 이모 노후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거야? 꺄르르르


지금은 엄마 아빠 언니와 살고 있는 슈뚱

나는 헛헛한 마음이 들 때면 슈뚱에게 전화를 건다.

슈뚱도 심심하면 나에게 전화를 한다.





조카 2호 주발이, 4호 주호빵

귀여운 형제들이다.

남자애 둘을 보라고 하면 솔직히 자신 없다.

아들 둘을 키운다는 것은 너무너무너무 힘들다.

아들 둘 이상을 두신 어머니들 박수~ 둘째 언니도 박수



조카 2호 주발이

하얗고 귀엽게 생긴 강아지 같았다.

방학 때 “이모가 유치원에 데리러 갈 거야”라고  얘기하고 데리러 갔더니 나를 보자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 쑥스럽게 펼치는 주발이

아..... 순간 나는 울뻔했다.

말로 해달라니깐 그건 쑥스러워서 못 한단다.

이모 온다고 쉬는 시간에 만들었단다.

이 맛에 이모를 한다. 크....

나는 내 방 한쪽에 아직도 잘 붙여 놓고 있다.





조카 4호 주호빵

아직 유치원생인 주호빵

슈뚱 키운다고 우리 주호빵을 아기 때 많이 돌봐주지 못해서 미안할 때가 있다.

재미있는 아인데 요즘 잘생겨져서 깜짝깜짝 놀란다.

요즘 백수가 된 뒤 나에게 큰 힐링을 주고 있는 조카다.

만나면 투닥투닥 거리지만 안 보면 보고 싶다. 이상하지? ㅋㅋㅋㅋ






조카들을 키우면서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겨 혼자 알고 있기는 아까워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카들을 알려주고 싶어 육아툰을 그리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다시 캐릭터를 그리기 시작한 날이기도 하다.

조카들이 클 때까지 그림만 그리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사생활 보호를 위해 조카들 캐릭터를 만들어 그리고 있다.

조카들이 내 무릎에 앉아 내가 그린 그림을 보면서

“내가? 내가 그랬어? ”

본인 어렸을 때 모습을 보고 웃으면서

“아, 나 왜 이래?

조카들이 받쬬라 이모와 했던 기억 하지 못한 일들을 보여 줄 수 있어서 좋다.


조카들을 키우면서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것도 많다.

아이들이 주는 즐거움은 엄청나게 크다는 걸 느끼게 된다. 물론 힘들다. 힘들지만 귀엽다.

조카들이 있어서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경험해 보기도 하고, 여행도 많이 다녀 보고, 호칭도 낯설게 어머니~이라는 소리도 들어 봤다.

그럴 땐 우리 조카들은 “엄마 아니에요. 이모예요~”라고 말해준다.


우리 조카들은 나에게 칭찬을 많이 해준다.

이모 예쁘다고 해 주고, 이모가 있어서 좋다고 해 주고, 그림도 다시 그리게 해주고, 그림 잘 그린다고 칭찬도 해준다. 그러면 난 왠지 부끄럽지만 으쓱해진다.


조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안 놀아 줄 거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받쬬라 이모에게 전화해 주고 안아주고 손 잡아주는 조카들이다.

힘들 때 손 잡아주는 사람이 제일 고마운 사람이다.

고마워 조카 1.2.3.4호~ 받쬬라 이모랑 놀아줘서~



https://www.instagram.com/shoongbanggu




조키바보 퇴사후 받쬬라이모 숭shoong 공김툰 캐릭터
매거진의 이전글 회사가 망할 때마다 넋두리하러 간 곳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